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재산이 많은 부분 베일에 싸여 있어 대선 가도에서 큰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롬니의 기업담보 차입매수 경영과 세금납부 내용 공개를 꺼리는 모습에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공격을 퍼부으면서 그의 숨겨진 부(富)에 대한 논란이 하나의 중요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롬니는 총 보유 재산이 대략 2억5천만달러(한화 약 2천84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미국의 역대 대선 출마자 가운데 가장 부유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의 재정상태는 꽤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롬니 부부는 기업 주식 수십개와 뮤추얼펀드, 고급 투자파트너십 등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의 재산 대부분은 총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백지위임에 묶여 있다.

NYT는 롬니가 수년간 정치활동을 해오면서 한 번도 세금납부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다면서, 그가 대선 후보가 되면 이를 4월까지 공개하겠다고 밝혔어도 과거의 모든 내용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롬니가 대부분의 중산층 근로자보다도 낮은 세율을 그동안 적용받아 왔던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그의 재산에 새로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화당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불과 사흘 앞둔 이날, 롬니의 반대세력은 그에게 대선후보 선출이 이뤄지기 전에 세금납부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베일에 싸인 그의 재산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롬니의 경쟁자인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방송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에서 롬니를 겨냥해 "앞으로 경영방식이나 세금 관련 문제로 거센 공격을 받게 될 결점이 있는 후보가 있다면 지금 당장 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롬니가 숨기는 게 있다며 공세에 가세하고 있다.

경쟁 후보들의 이러한 공격이 유권자의 표심을 결정하는 데 있어 롬니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심지어 그의 측근들도 우려를 나타내는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롬니의 최고 지지자 중 하나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롬니가 세금납부 내용을 일찌감치 대중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