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소수의 스캘퍼(초단타매매자)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증권사 대표들에게 또다시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추가 자료 제출로 선고기일을 한 차례 연기하는 등 유죄 입증에 총력을 다했지만 법원은 증권사에 무죄를 선고한 기존 판단을 유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주원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등 3개 증권사 대표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ELW 시장에서 스캘퍼가 안정적 투자이익을 얻어 일반투자자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나 증권사들이 스캘퍼에게 제공한 편의가 위법은 아니다”며 “시장 구조상 스캘퍼와 일반투자자의 시장이 겹치지 않는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검찰이 제출한 추가 증거에 대해서는 “검찰은 LP(유동성공급자)의 호가 변동 시간이 길어 스캘퍼가 일반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보의 불완전성으로 주장을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증권사는 대신증권 등 10개로 늘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