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전 국회의장(74)이 자신에 대한 ‘돈봉투 의혹’ 혐의를 정면 부인했다.

박 전 의장은 13일 국회에 사퇴서를 제출한 후 의장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 경선 캠프에서 있었던 일은 모두 저를 위해 한 일”이라며 돈봉투 살포가 있었음을 시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전당대회는 일종의 집안 잔치고 약간은 법의 범위를 벗어난 관행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과거의 관행이란 이름으로 더 이상 그런 행위가 이어질 순 없다”고 말했다. “(돈봉투에 대해) 처음에 왜 몰랐다고 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몰라서 몰랐다고 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검찰은 그러나 박 전 의장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그와 라미드그룹 간 자금흐름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의장 측이 2008년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전당대회 직전 라미드그룹으로부터 받은 변호사 수임료 2억원 중 5000만원을 최근 라미드그룹에 되돌려준 사실을 확인했다.

열린우리당 원로인사의 아들로 박 전 의장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을 봐줬던 허모씨가 직접 수표를 그룹에 갖다 준 것으로 파악했다.

임도원/남윤선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