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27일 “나 외에도 하나금융을 이끌 사람은 많다”며 “나는 기본적으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후계자 선정 작업이 본격화됐음을 시사했다.

▶2010년 11월 인수 계약 후 1년2개월이 지났다.

“금융위가 그냥 빨리 승인해준 것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한 게 여러 가지 도움이 된 것 같다. 빨리 처리해주지 않은 데 대한 원망은 없다.”

▶연임에 대한 생각은.

“내 금융인생이 47년이다. 20명 직원으로 시작해서 2만3000명이 됐다. 금융인으로서 아무도 누릴 수 없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외환은행 인수가 가장 크다. 그걸 계기로 물러나고 싶은 것이다.”

▶누군가 경영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나.

“내 심정은 물러나고 싶다. 참 힘들다.”

▶회장감이 있나.

“누구라도 자리에 가면 다 하는 거 아니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사퇴 의사를 금융감독 당국에 밝혔나.

“노코멘트다.”

▶외환은행을 인수했으니 이제부터 시작 아닌가.

“정말 지금까지 없었던 내 개인생활을 찾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사회의 반응은.

“안 된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고민이다. 두 은행을 안정화시키고 난 뒤 그만둬야 한다는 건데 그건 이사회 생각이고 하나지주의 생각일 뿐이다. 나도 내 생각이 있다.”

▶직원들이 만류할 텐데.

“더 이상 뒤돌아보고 싶지 않다. 내가 그만둔다고 하니까 노조위원장까지 안 된다고 한다. 최고경영자(CEO)를 15년 했다. YS(김영삼)정권에 행장이 돼서 DJ(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권을 보냈다. 개인적으로 아무것도 바랄 게 없다.”

▶김정태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는 어떤가.

“그건 내가 얘기할 수 없다. 김종열 전 하나금융 사장과의 관계는 정말 그런 거(나쁜 사이) 아니었다. 김종열이 나가서 내가 고민이다.”

▶미소금융재단과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직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미소금융도 하고 싶은데…. 문제는 최근 횡령 사고가 나서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건 내겐 정말 큰 치욕이다.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직은 계속 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