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권을 철저히 분석하고 적절한 아이템을 찾는다. 어디서(where), 무엇을(what)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셈이다. 이렇듯 창업에서도 ‘6하 원칙’은 중요하다. 같은 상권에서 유사한 아이템을 갖고 매장을 열더라도 ‘누가(who)’ 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는 엇갈린다. 이 중 하나인 ‘어떻게(how)’가 바로 마케팅이다. 똑같은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지만 매출은 천차만별이다.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상품이 동일한데 왜 결과가 다를까. 이는 마케팅 전략과 실행 방법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음식점을 예로 들면 맛은 기본이다. 맛을 내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돼 있어 맛에서 차이를 내기는 어려운 시대다. 결국 차별화의 핵심은 마케팅이다. ‘대한민국 우수가맹점’ 마케팅 부문에서 수상한 5개 가맹점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본다.

○블루클럽 구반포점

김미정 사장은 강남 대표 지역으로 부상하는 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김 사장은 2009년 기존 가맹점을 인수한 직후 점포 이미지 변신에 착수했다. 회사의 권유가 없음에도 스스로 인테리어를 산뜻하게 바꿨다. 고급스러운 모발 클리닉 라인도 도입했다. 간판은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새 점포가 들어선 것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냈다. 가족들이 함께 찾는 주말을 겨냥해 주부들이 좋아하는 원두커피 기계를 설치한 것은 차별화 서비스의 단면이다.

“가게의 주요 타깃인 40~50대 남성들의 경우 전문직이나 공공기관에 몸담고 계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여성 일색인 미용실보다는 남성 전용 헤어숍을 원한다는 사실에 주목했어요.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고급 상품 라인을 강화하고, 전담 미용사를 선택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죠.” 고급화 전략이 주효해 손님들 상당수가 기본적인 커트 외에 모발 클리닉 서비스까지 이용하고 있다. 자연스레 매출이 올라갔다. 집에서 사용하면 효과를 더 높이는 헤어용품 판매도 만만찮다. 전체 매출의 25%를 헤어용품이 차지할 정도다.

○크린토피아 관악드림타운점

공지영 사장은 개점 초기부터 점포 알리기에 올인했다. 초기 창업비용 5000만원 중 500만원을 홍보비로 사용할 만큼 가게 홍보에 힘을 쏟았다. 6개월이 지나자 비로소 반응이 오기 시작해 지금은 등록 회원이 3800명이다. 이 중 1000명 정도는 열성적인 단골 고객이다.

그는 3000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단지를 돌며 엘리베이터 거울에 일일이 홍보 스티커를 부착했다. 임신한 몸을 이끌고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렸다. 주요 타깃인 주부들이 많이 이용하는 미용실, 한의원, 피부관리실 등을 돌아다니며 가게 명함을 꾸준히 돌렸다.

“중요한 건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거예요. 상대방이 장사꾼 같은 이미지로 느끼면 그건 역효과만 나는 거죠. 맞벌이 부부들에게 세탁편의점은 생활에 꼭 필요한 곳이므로 이용해 보라는 뜻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었고요,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그 다음 문제예요. 이런 마음이 고객들에게 전달되면 자연히 매출이 따라오는 거죠.”

○꼬꾸마시 청주 복대점

임회자 사장은 두 번의 실패를 딛고 세 번째 도전한 꼬치구이 전문점에서 성공을 맛보고 있다. 그는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은 일단 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음식을 내준다. 임 사장은 전단지를 휙 돌리고 마냥 손님을 기다리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한 번 방문한 고객들이 다시 찾도록 재방문 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식은 탕을 다시 데워줄 때 서비스로 사리를 넣어주거나, 계란 프라이를 아낌없이 리필해주면 손님들의 표정은 금세 환해진다. “아이들이 오면 꼬치구이만 시켜도 떡꼬치를 같이 끼워 주거나 음료수나 튀김을 서비스로 주지요.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손을 이끌고 오는 것은 이런 후한 인심 덕분일 거예요.”

임 사장 사전에 “안 된다”는 말은 없다. 고객이 서비스를 바라면 원가를 따지지 않고 최대한 들어준다. 부부가 운영하는 점포여서 동네 주민들의 또래 모임이나 상가 모임, 학부모 모임 등에 열심히 참여했다. 이런 가운데 가게 브랜드 홍보가 자연스레 이뤄졌다.

○소리샘 보청기 평촌점

류인정 원장은 20여년간 제약회사를 다니면서 마케팅에 관한 한 달인이란 소리를 들었다. 지인의 소개로 소리샘보청기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벌써 6년째다. 지금은 사업이 안정궤도에 올라섰지만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가맹점 문을 연 지 두 달 만에 고객이 한 달간 한 명도 매장을 찾지 않았다. 처음 두 달까지는 지인을 통해 현상 유지를 할 수 있었지만 석 달째 난관에 처한 것. 이때부터 류 원장은 밖으로 나가 고객을 찾았다.

“고객이 오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다가가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고객들이 모인 곳을 찾아 발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영업할 목적으로 방문하지는 않았고요, 봉사한다는 개념으로 노인정을 찾아 상담하고, 청력검사도 해주며 얼굴을 익혔지요.”

행운은 찾아왔다. 류 원장이 봉사활동을 하는 노인정에 노인복원센터 의사와 간호사들이 진료와 건강 체크를 하러 들르곤 했다. 이들과 친분이 쌓이자 간호사들이 류 원장을 도와주었다. 귀가 잘 안 들리는 노인들에게 소리샘보청기를 추천해준 것이다. 이후 고객이 꾸준히 늘어났다.

○피자빙고 대구 상인점

정순여 사장은 피자전문점을 운영하기 전 교육업체에서 상무까지 거치며 14년간 영업활동을 했다. 그 경험이 고스란히 가게 운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자빙고 이전에도 다른 피자 브랜드를 4년 정도 취급하면서 피자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피자빙고로 브랜드를 바꾼 초기에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정 사장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에 2006년 오픈 이후 3~4년은 힘든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한 달 매출은 2700만~3000만원 정도.

그러다 주변에 경쟁 업소가 하나둘씩 생겨났다.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이때부터 정 사장의 마케팅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피자 가격은 경쟁력이 없어졌어요. 차별화 마케팅이 필수적이었죠. 고객 이탈을 막고 새 고객을 유입하는 게 관건이었습니다.” 정 사장은 ‘가는 고객’을 막기 위해 쿠폰 이벤트를 실시했다. 명함 쿠폰을 모아 오는 손님을 최우선으로 여겨 친절하게 대했다. 이탈하는 고객 수가 점차 줄어들었다.

다음은 새 고객 유입 전략. 그는 고객 창출을 위해 시식행사를 열고 ‘절반 가격’ 이벤트를 과감하게 실시했다. 3일간 이어진 절반 가격 행사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하루 피자 판매량이 1000개에 달할 정도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