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 36년 사료사업 포기
“2015년까지 화학, 식품, 의약 등 핵심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동력을 키우겠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사진)이 지난해 11월1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앞두고 공언한 대로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나섰다. 지난해 3분기까지 4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사료사업 부문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삼양사는 축산전문 회사인 이지바이오시스템의 자회사 (주)아이피드에 사료사업을 180억원에 영업 양도한다고 30일 발표했다. 김 회장이 사료사업 정리를 ‘선택’해 화학과 식품에 ‘집중’하겠다는 결단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양사는 사료사업을 포기하며 사료BU 임직원의 고용안정과 사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전 직원의 고용을 최소 5년간 보장하고 신설법인을 설립해 사료사업을 독립경영하는 것을 계약조건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삼양사의 사료부문 사업장은 천안과 목포에 있다.

사료사업은 국제 곡물가격뿐 아니라 국내 축산물 시세, 축산 질병 등에 민감한데다 대부분 원료를 수입에 의존해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성도 큰 영향을 받는다. 국내 배합사료시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육류 소비 증가가 주춤해지면서 성장이 둔화됐다. 지난해엔 사료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고 원료가 상승 대비 사료가격 인상이 지연되면서 삼양사의 사료부문은 성장 정체를 이어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사료부문 매출액은 1161억원으로 삼양사 매출 비중의 5.6%를 차지했고 시장점유율은 2.2% 정도였다.

삼양사의 전체 매출 중 주력인 설탕 밀가루 등 식품부문은 51.5%, EP 이온교환수지 같은 화학부문은 24.4%를 차지하고 있다. 삼양사는 사료사업 대신 화학 식품사업 등 핵심사업 부문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삼양사 관계자는 “36년에 걸쳐 육성해온 사료사업을 영업양도해 아쉬움이 남지만 사료 전문회사에서 더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미래성장 플랫폼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사는 지난해 헝가리에 세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공장에 이어 화학부문의 해외진출을 강화하고 식품부문에서는 유통사업과 더불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접점도 넓혀갈 계획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