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비철금속업체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환경오염 유발업체로 낙인찍혀 어느 자리에서나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울산온산국가공단은 1970년대 설립된 우리나라 유일의 종합 비철금속 단지임에도 지금까지 어김없이 울산 주력산업에서 비철금속은 제외되고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만 중점 거론돼 왔다.

울산시가 해마다 기업인들의 노고를 격력하기 위해 개최하는 ‘주력산업의 날’에도 비철금속은 빠져 있다.

이렇게 푸대접을 받아오던 비철금속업체들이 산업고도화와 첨단 기술개발, 여기에 최근 전 세계가 희토류 자원 확보 전쟁에 나선 덕분에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울산에는 동(銅)과 동합금을 생산하는 LS니꼬동제련과 풍산, 아연과 주석 및 동판 등을 만드는 고려아연 등 모두 50여개 비철금속 업체가 들어서 있다. 이들 업체가 2010년 한 해 벌어들인 매출만 총 17조원을 넘어선다. 엘에스니코가 7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고려아연이 3조1290억원, 풍산이 2조1800억원 등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같은 해 54조원의 매출을 올린 현대차와 30조원의 SK에너지, 22조원의 현대중공업 다음으로 많은 매출을 올려 비철금속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에 이어 울산의 4대 주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무역의 날을 맞아 수출탑을 수상한 업체들을 보면 LS니꼬동제련이 50억불탑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고려아연 20억불탑, 풍산 9억불탑 등 상당수 비철금속 관련 업체가 대부분 상을 휩쓸었다.

김인철 풍산 울산공장 생산관리팀장은 “올 들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수요가 늘어 물량을 다 공급할 수 없을 정도”라며 “전통적인 소재인 동이 우리나라 주력사업인 자동차, 전기·전자, 조선, 플랜트 등 최첨단 사업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울산시는 지역에 소재한 비철금속 업체에 대한 현황 파악에 들어갔다.

이상찬 울산시 산업진흥과 과장은 “비철금속은 전 산업분야에 없어서는 안될 산업의 ‘쌀’과 같다”면서 “경영 애로요인 점검과 산·학·연 기술교류 지원 등을 통해 울산경제의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적극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울산 공업화 50년] 비철금속, 新주력산업으로 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