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업화 50년] 티에스엠텍, 도전정신 쏙 빼닮은 '작은 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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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티타늄 소재기업 육성
지난달 26일 오전 KTX 울산역 광장. 세계적인 티타늄 소재 전문업체인 티에스엠텍 마대열 회장(54)이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울산공업센터 지정 50주년을 기념해 오는 3일 제막될 상징물 ‘회귀 그리고 비상’ 앞으로 곧장 달려갔다. 폭 12.27m, 길이 34.45m, 높이 11.9m의 초대형 상징물 주변을 구석구석 돌며 챙겨보는 그의 얼굴에는 장인정신이 배어 있었다.
6개월 전 이 상징물 제작을 울산시로부터 의뢰받은 이후 그는 습관처럼 이곳을 찾아 직원들에게 “혼을 불어넣을 것”을 채근하며 상징물 주변을 맴돌았다. 마 회장은 “상징물이 영구 보존이 가능한 특수 티타늄 소재로 제작되는 바람에 티에스엠텍과 인연이 됐다”면서 “울산공업센터 50주년 기념 상징물이니 만큼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제막행사를 1주일여 앞두고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상징물은 울산의 상징인 고래를 통해 근대화 메카 울산이 미래로 나아가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다.
○울산의 ‘작은 정주영’
그가 임직원들에게 자주 내뱉는 한마디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이봐, 해봤어?”다. 이 때문에 그는 ‘작은 정주영’으로 곧잘 불린다.
그는 국내에 티타늄 소재에 대해 전문지식은커녕 전문 인력조차 없던 1998년 티타늄 소재 시장에 뛰어들었다. 불과 14년 만에 매출 3000억원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티타늄 장비 제조 업체로 키워낸 그의 경영이력은 고 정주영 회장의 불굴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을 너무나 빼닮았다.
2004년 9월 삼성석유화학에서 PTA(고순도테레트탈산) 생산용 초산 정제탑(Dehydration Tower)을 국내 최초로 수주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외국의 유명 티타늄 전문업체들이 수주전에 뛰어들어 수주실적이 전무했던 티에스엠텍은 사실상 이들과 경쟁대상이 되지 못했다. 마 회장은 회사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삼성과 같은 우량고객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회사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당시 삼성석유화학 정제탑 설비공사를 원가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에 덥석 수주했다.
마 회장은 기본 실적만 쌓이면 세계 티타늄 장비시장을 선점해온 일본 히타치·도시바, 벨기에 코크, 독일 지멘스 등과 해외시장에서 경쟁해도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생각은 맞아 떨어져 같은해 호주 동북부 뉴칼레도니아의 니켈 생산공정 사업에 들어가는 초대형 티타늄 열교환기 수주전에서 히타치와 코크 등을 따돌리고 일감을 따냈다.
○세계적인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 목표
티타늄 소재 분야에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안주하지 않고 미개척지를 향해 끊임없이 정진하는 마 회장의 모습은 정주영 창업자의 생전 모습과 닮았다.
1998년 21억원에 불과하던 이 회사 매출은 1999년 41억원, 2000년 88억원, 2006년 1173억원, 2008년 2223억원, 2010년 2469억원 등으로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초고속 성장을 해왔다. 창업 초기 8명이던 직원은 300여명으로 불어났다.
안산공장, 울산공장, 온산공장 등 3곳에서 연간 6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가능한 아시아권 최대의 티타늄 가공설비 생산라인도 갖추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도 주력인 콘덴서, 복수기, 열교환기, 탱크와 베셀류 등 원자력 발전 주변기기를 비롯해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설비, 석유화학 플랜트 장치, 심해 유전개발 장비 등 30여종에 이른다. 마 회장은 5년 전부터 빈틈없이 준비를 거듭해 2008년 웨스팅 하우스 1차 협력업체로 공식 이름을 올렸다.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을 제외하고 웨스팅하우스와 직거래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티에스엠텍이 유일하다.
티에스엠텍은 같은해 캐나다의 다국적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인 에이콘과도 원자력 발전 핵심 설비에 대한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내 대기업과의 경쟁을 뚫고 국내외 원자력 발전기 가운데 최대 용량으로 기록되는 신고리 3, 4호기의 1400㎿ 복수기(티타늄 컨덴서)를 수주했다.
○5년내 매출 1조원 달성 목표
티에스엠텍은 웨스팅하우스에 이어 일본의 도시바, 미쓰비시, 히타치 등과도 공급사 등록을 통해 전 세계에 원자력 및 화력발전 설비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마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중 사우디아라비아에 공장부지만 3만3000여㎡에 이르는 ‘TSM 아라비아’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하기로 했다.
폴리실리콘 생산·저장 설비 등 태양광 관련 장비사업도 본궤도에 올라섰다. 최근 키움증권 등 증권가에서는 티에스엠텍의 올해 수주가 석유화학과 태양광 설비 부문 증설효과로 2010년의 배 가까이 되는 4000여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또하나 ‘큰 일’을 벌이고 있다. 티타늄 소재는 탁월한 비강도와 내식성을 갖고 있지만 대량 생산이 어려운 것이 기술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 티타늄 소재 부품류의 대량생산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 태세다. 각종 화학, 석유화학 산업용 밸브류와 자동차 산업용과 휴대폰과 카메라 덮개 등 일반 소비재 산업 등에 이르기까지 향후 티타늄 소재가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연간 1억원씩 5년간 5억원을 울산과학기술대(UNIST)에 기부하는 산학협력을 맺은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마 회장은 “5년 내에 연간 매출 1조원 달성과 빠른 시일내 세계시장 점유율 25%의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6개월 전 이 상징물 제작을 울산시로부터 의뢰받은 이후 그는 습관처럼 이곳을 찾아 직원들에게 “혼을 불어넣을 것”을 채근하며 상징물 주변을 맴돌았다. 마 회장은 “상징물이 영구 보존이 가능한 특수 티타늄 소재로 제작되는 바람에 티에스엠텍과 인연이 됐다”면서 “울산공업센터 50주년 기념 상징물이니 만큼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제막행사를 1주일여 앞두고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상징물은 울산의 상징인 고래를 통해 근대화 메카 울산이 미래로 나아가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다.
○울산의 ‘작은 정주영’
그가 임직원들에게 자주 내뱉는 한마디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이봐, 해봤어?”다. 이 때문에 그는 ‘작은 정주영’으로 곧잘 불린다.
그는 국내에 티타늄 소재에 대해 전문지식은커녕 전문 인력조차 없던 1998년 티타늄 소재 시장에 뛰어들었다. 불과 14년 만에 매출 3000억원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티타늄 장비 제조 업체로 키워낸 그의 경영이력은 고 정주영 회장의 불굴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을 너무나 빼닮았다.
2004년 9월 삼성석유화학에서 PTA(고순도테레트탈산) 생산용 초산 정제탑(Dehydration Tower)을 국내 최초로 수주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외국의 유명 티타늄 전문업체들이 수주전에 뛰어들어 수주실적이 전무했던 티에스엠텍은 사실상 이들과 경쟁대상이 되지 못했다. 마 회장은 회사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삼성과 같은 우량고객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회사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당시 삼성석유화학 정제탑 설비공사를 원가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에 덥석 수주했다.
마 회장은 기본 실적만 쌓이면 세계 티타늄 장비시장을 선점해온 일본 히타치·도시바, 벨기에 코크, 독일 지멘스 등과 해외시장에서 경쟁해도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생각은 맞아 떨어져 같은해 호주 동북부 뉴칼레도니아의 니켈 생산공정 사업에 들어가는 초대형 티타늄 열교환기 수주전에서 히타치와 코크 등을 따돌리고 일감을 따냈다.
○세계적인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 목표
티타늄 소재 분야에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안주하지 않고 미개척지를 향해 끊임없이 정진하는 마 회장의 모습은 정주영 창업자의 생전 모습과 닮았다.
1998년 21억원에 불과하던 이 회사 매출은 1999년 41억원, 2000년 88억원, 2006년 1173억원, 2008년 2223억원, 2010년 2469억원 등으로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초고속 성장을 해왔다. 창업 초기 8명이던 직원은 300여명으로 불어났다.
안산공장, 울산공장, 온산공장 등 3곳에서 연간 6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가능한 아시아권 최대의 티타늄 가공설비 생산라인도 갖추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도 주력인 콘덴서, 복수기, 열교환기, 탱크와 베셀류 등 원자력 발전 주변기기를 비롯해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설비, 석유화학 플랜트 장치, 심해 유전개발 장비 등 30여종에 이른다. 마 회장은 5년 전부터 빈틈없이 준비를 거듭해 2008년 웨스팅 하우스 1차 협력업체로 공식 이름을 올렸다. 두산중공업 등 대기업을 제외하고 웨스팅하우스와 직거래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티에스엠텍이 유일하다.
티에스엠텍은 같은해 캐나다의 다국적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인 에이콘과도 원자력 발전 핵심 설비에 대한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내 대기업과의 경쟁을 뚫고 국내외 원자력 발전기 가운데 최대 용량으로 기록되는 신고리 3, 4호기의 1400㎿ 복수기(티타늄 컨덴서)를 수주했다.
○5년내 매출 1조원 달성 목표
티에스엠텍은 웨스팅하우스에 이어 일본의 도시바, 미쓰비시, 히타치 등과도 공급사 등록을 통해 전 세계에 원자력 및 화력발전 설비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마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중 사우디아라비아에 공장부지만 3만3000여㎡에 이르는 ‘TSM 아라비아’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하기로 했다.
폴리실리콘 생산·저장 설비 등 태양광 관련 장비사업도 본궤도에 올라섰다. 최근 키움증권 등 증권가에서는 티에스엠텍의 올해 수주가 석유화학과 태양광 설비 부문 증설효과로 2010년의 배 가까이 되는 4000여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또하나 ‘큰 일’을 벌이고 있다. 티타늄 소재는 탁월한 비강도와 내식성을 갖고 있지만 대량 생산이 어려운 것이 기술적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 티타늄 소재 부품류의 대량생산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 태세다. 각종 화학, 석유화학 산업용 밸브류와 자동차 산업용과 휴대폰과 카메라 덮개 등 일반 소비재 산업 등에 이르기까지 향후 티타늄 소재가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연간 1억원씩 5년간 5억원을 울산과학기술대(UNIST)에 기부하는 산학협력을 맺은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마 회장은 “5년 내에 연간 매출 1조원 달성과 빠른 시일내 세계시장 점유율 25%의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