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업화 50년] 허허벌판서 키워낸 플랜트 업체, 첨단기술로 세계시장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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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지오텍·대경기계 등 100社…원전·시추선 설비로 '영토확장'
울산의 플랜트 업계는 조선 석유화학 등 세계적인 장치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고도 성장기반을 착실히 다질 수 있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허허벌판 울산에서 세계 1위 조선 회사를 탄생시킨 것처럼 울산의 대다수 플랜트 업체들도 초창기 1~2명의 직원들과 함께 창업해 지금은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중견 플랜트 업체로 성장했다.
수주에 의존하는 업종 특성상 경기변화에 민감해 경기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존폐의 기로에 서는 경우도 허다한 게 플랜트 업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플랜트 업체들은 위기일수록 더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며 세계 플랜트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선박의 선체부분에 해당하는 단순 블록생산에 머물던 플랜트 업체들은 이제 석유화학공장의 정제탑과 원자력 발전소의 핵심 기자재, 해양 시추선 설비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부차적인 업종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울산 산업발전에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플랜트 업체로는 성진지오텍과 대경기계, 디케이티(옛 대경테크노스), 신한기계, 삼창기업, 대봉아크로텍, 세진중공업, 티에스엠텍, 일진에너지 등을 들 수 있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 플랜트 업체들까지 합하면 울산에는 적어도 100여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작년부터 울산 플랜트 업계에는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구조조정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미 성진지오텍과 디케이티, 한텍 등이 대기업에 넘어갔다. 성진지오텍은 포스코가 경영권을 인수했고, 한텍은 각종 불화물을 생산하는 후성이 인수했다. 성진지오텍은 석유화학 플랜트와 담수설비 등을 제작하는 국내 굴지의 플랜트 기자재 전문업체다. 2010년 매출은 3700여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0월에는 GS글로벌이 화공기기와 발전설비 제조업체인 디케이티를 인수했다.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중견 플랜트 3개 업체가 잇달아 인수되면서 티에스엠텍 일진에너지 대봉아크로텍 등 플랜트 전문 중견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당장 대기업의 자본력과 영업력을 무기삼아 국내외 플랜트 수주에 나설 경우 저가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여기다 그동안 업체들마다 특화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산업 분야에 대기업이 진입할 경우 수익성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플랜트 업체들은 해외 틈새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예 기술력으로 정면 승부하려는 업체들도 있다. 온산공단의 한 플랜트 업체 김모 대표는 “플랜트 업계가 살아야 장치산업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지원책과 업계 차원의 적극적인 기술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기자 hais@hankyung.com
수주에 의존하는 업종 특성상 경기변화에 민감해 경기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존폐의 기로에 서는 경우도 허다한 게 플랜트 업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플랜트 업체들은 위기일수록 더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며 세계 플랜트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선박의 선체부분에 해당하는 단순 블록생산에 머물던 플랜트 업체들은 이제 석유화학공장의 정제탑과 원자력 발전소의 핵심 기자재, 해양 시추선 설비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부차적인 업종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울산 산업발전에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플랜트 업체로는 성진지오텍과 대경기계, 디케이티(옛 대경테크노스), 신한기계, 삼창기업, 대봉아크로텍, 세진중공업, 티에스엠텍, 일진에너지 등을 들 수 있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 플랜트 업체들까지 합하면 울산에는 적어도 100여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작년부터 울산 플랜트 업계에는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구조조정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미 성진지오텍과 디케이티, 한텍 등이 대기업에 넘어갔다. 성진지오텍은 포스코가 경영권을 인수했고, 한텍은 각종 불화물을 생산하는 후성이 인수했다. 성진지오텍은 석유화학 플랜트와 담수설비 등을 제작하는 국내 굴지의 플랜트 기자재 전문업체다. 2010년 매출은 3700여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0월에는 GS글로벌이 화공기기와 발전설비 제조업체인 디케이티를 인수했다.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중견 플랜트 3개 업체가 잇달아 인수되면서 티에스엠텍 일진에너지 대봉아크로텍 등 플랜트 전문 중견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당장 대기업의 자본력과 영업력을 무기삼아 국내외 플랜트 수주에 나설 경우 저가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여기다 그동안 업체들마다 특화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산업 분야에 대기업이 진입할 경우 수익성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플랜트 업체들은 해외 틈새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예 기술력으로 정면 승부하려는 업체들도 있다. 온산공단의 한 플랜트 업체 김모 대표는 “플랜트 업계가 살아야 장치산업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지원책과 업계 차원의 적극적인 기술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