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자금부터 모으려는 20대, 수익률 1% 늘리기보다 지출 1%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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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재무설계
보너스·성과급 저축 습관
청약상품 미리 가입을…연금저축 소득공제 혜택
보너스·성과급 저축 습관
청약상품 미리 가입을…연금저축 소득공제 혜택
김씨는 상담사로부터 우선 월 급여 지출명세서를 살펴보고 단체보험이나 소득공제형 연금 등 회사 지원이 있는지 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그는 단체보험(실비보험)과 연금보험 50%를 회사에서 지원받고 있다. 또 단기 목표인 결혼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연 8%의 수익률을 가정할 경우 월 71만원 정도의 저축이 필요하다고 상담사는 조언했다. 이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의 적금과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면 가능하다.
보장성보험은 미리 준비할수록 동일한 보장에도 보험료가 저렴하다. 김씨가 단체보험으로 가입한 실비보험은 상해나 질병으로 치료를 받을 경우 최대 9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이나 종신보험 등 정액보장형 보험으로 보완하는 것도 좋다.
상담사는 또 김씨에게 결혼자금 마련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연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평균 수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종신형 연금으로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보통 월 급여의 10% 수준에서 시작해 조금씩 증액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20대는 아직 자산 형성의 걸음마 단계이므로 자산관리보다는 현금흐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수익률을 1% 높이는 것보다 지출 1%를 줄이는 것이 종잣돈을 마련하는 지름길이라는 게 재무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직장인이라면 입사 후 결혼 전까지가 저축액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지출은 소득의 30%를 넘지 않게 하고 명절 보너스나 연말 성과급은 무조건 저축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2. 동갑내기 맞벌이인 이모씨(29) 부부는 결혼할 때 양가로부터 지원받아 얻은 전세와 결혼 후 1년간 모은 돈으로 서울에 내집을 마련할 계획을 갖고 상담사를 찾았다. 그러나 인구가 조금씩 감소하는 반면 주택 공급은 늘면서 주거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는 내집 마련에 대한 계획을 좀 더 신중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받았다. 또 20~30대 부부의 경우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등으로 인해 주거지를 이동할 가능성이 크므로 고정적인 장소에 집을 가지고 있는 것이 큰 비용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상담사의 조언이었다.
만약 이 부부가 현재 상황에서 4억원짜리 아파트를 산다면 보유하고 있는 1억1000만원을 빼고 부족한 2억9000만원은 담보대출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연 5.5%의 저리로 20년 장기 상환하더라도 매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220만원가량을 20년간 갚아야 한다. 현재의 저축 가능액 전부를 쓰더라도 모자랄 뿐더러 20년간 상환하게 되면 나머지 재무목표들을 달성하기 힘들어진다는 게 상담사의 판단이다. 특히 재무목표 중 가장 중요한 노후자금 부족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문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집을 사는 것보다 전세로 준비해 주거 이전 및 각종 금융비용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저축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재무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합리적 소비습관부터 들여야
20대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다. 보통 이들의 재무상태는 백지에 가깝지만 이때부터가 매우 중요하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는 금융상품의 선택보다 그 이전에 근본적으로 저축을 방해하는 소비 습관에 있다. 정해진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먼저다. 100만원짜리 정장을 3개월 할부로 샀다면 반대로 3개월간 적금을 부어 3개월 후에 옷을 사는 습관을 들이라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재무전문가들은 먼저 소비 규모를 정하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이 한 달 동안 쓰고자 하는 소비 금액을 미리 정해서 생활하는 것이다. 소비 규모가 정해지면 자연히 저축할 수 있는 규모도 정해진다. 특히 보너스 달을 조심해야 한다. 보통 보너스 달에는 많이 쓰고 그렇지 않은 달에는 빚을 지고 사는 사례가 많다. 이런 경우 보너스로 생활하고 정규 급여로는 저축을 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최근에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월급통장으로 인기다. 주요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CMA는 은행 월급통장처럼 자동납부 자동이체 인터넷뱅킹 등 부가 서비스를 다 제공하면서 보통예금보다 이자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CMA는 하루만 맡겨도 연 4.3% 안팎의 이자를 준다. 다만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데다 마이너스 대출 기능이 없고,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는 자동이체 통장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불편함이 있다.
○내집 마련에는 ‘청약상품’ 필수
20대가 내집 마련을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청약저축 청약부금 청약예금 등 청약통장에 가입하는 것이다. 가입액 부담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미래를 위해 준비해 두는 게 좋다.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무주택 세대주만 가입 가능한 청약저축(월 최고 10만원)이다. 대한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건설하는 국민주택(전용면적 85㎡ 이하)과 민간이 건설하는 중형 국민주택 청약이 가능하다.
무주택 세대주가 아닌 경우에는 무주택 우선공급제를 적용하는 청약부금이나 청약예금에 가입하면 된다. 청약예금은 한꺼번에 일정액을 넣고 2년이 지나면 청약 자격이 주어지고 청약부금과 청약저축은 매월 일정액을 넣어 각각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과 국민주택의 청약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청약예금의 경우 일시에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부모님이나 주변의 도움을 받아 가입한 뒤 월급을 모아 상환하는 방법도 있다.
2009년 5월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의 기능을 한데 묶어 놓은 주택청약 통장이다.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을 가리지 않고 모든 신규 분양주택에 사용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주택 소유나 세대주 여부, 연령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후준비 일찍 시작해야
일반적으로 20대는 노후 준비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자에 이자를 주는 장기 복리 효과를 생각하면 1년 일찍 시작하는 것이 나중에 큰 차이를 낼 수 있다. 개인연금 상품은 연금저축이라고 하는데 은행의 연금신탁과 보험사의 연금보험, 자산운용회사의 연금펀드 등으로 나뉜다.
연금저축은 납입기간이 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가 상당한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근로소득자는 연금저축에 가입하면 연 4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각종 사고에 대비한 보험 가입도 필수다. 보장성 위주로 가입액은 소득의 5~10%가 적당하다. 나이가 들면 보험 가입이 어려워지고 보험료도 그만큼 비싸지기 때문에 가급적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