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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성원건설은 2007년 경기 용인시 공세동에서 전용 188㎡(70평형) ‘성원상떼레이크뷰’ 아파트 345가구를 분양했다. 신갈호수 조망권을 토대로 경기 남부권 부유층을 대상으로 공급된 이 아파트 분양가는 가구당 10억4200만~11억9000만원이었다.

이 아파트는 미분양과 시행·시공사 자금난으로 통째로 법원 경매시장에 나오는 처지가 됐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1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입찰에 부쳐진다. 경매대상은 345가구 중 이미 낙찰된 가구 등을 뺀 290가구다. 이날의 최저 응찰가는 1억7000만원대로, 최초 분양가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법원 경매시장에서 수도권 아파트가 통째로 나온 것도 이례적이지만 최저가가 이처럼 급락한 사례도 드물다.

경매 전문가들은 아파트 시공에 참여했던 성원건설과 하도급 업체들이 설정해 둔 유치권이 최저가를 떨어뜨린 결정적 사유라고 분석했다. 공사 대금을 못 받았다고 신고한 유치권이 40여건 910억원대에 이른다. 유치권이 설정됐다면 낙찰받은 투자자는 공사 대금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년 1월부터 1년 반 동안 9차례 경매가 진행됐지만 유찰이 반복되면서 겨우 55가구만 팔렸다.

낙찰가마저 한 달 사이 반토막이 나고 있다. 작년 12월9일 낙찰됐던 103동 15층은 4억8200만원이었으나 지난 17일 새 주인을 찾은 106동 14층은 2억1800만원으로 낮아졌다. 한 달 사이 낙찰가만 50% 이상 하락한 셈이다. 지금까지 낙찰된 55가구의 평균 가격은 2억6500만원으로 분양가의 26.5%에 그친다.

남승표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유치권의 진위 여부와 정확한 유치권 금액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유치권이 설정됐다면 낙찰자가 모두 떠안아야 해 투자자들이 섣불리 응찰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감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도 유찰에 한몫하고 있다. 법원 감정에 따르면 빌트인 가전제품이 설치되지 않았거나 내부 인테리어 마감이 부실한 가구가 많다. 작년 12월 실시된 법원의 재감정에서 102·103·104동 배수관이 동파된 것도 확인됐다.

최광석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유치권의 진위 여부를 둘러싸고 소송전이 벌어졌거나 다툼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토지(대지권)가 경매대상에서 빠져 있는 만큼 신중하게 조사하고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