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물갈이, 외부인사 8명에게 물어봐
한나라 물갈이, 외부인사 8명에게 물어봐
한나라당이 4월 총선 후보자를 공천하는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공천위) 위원장에 정홍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사진)을, 부위원장에 정종섭 서울대 법대학장을 31일 임명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외부인사 8명, 당내인사 3명 등 모두 11명으로 이뤄진 공천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외부 공천위원에는 정 위원장과 정 부위원장 외에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박승오 KAIST 교수, 정동극장 극장장을 지낸 홍사종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학교폭력예방 시민단체 ‘패트롤맘중앙회’의 진영아 회장,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 서병문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이 선출됐다.

당내에서는 권영세 사무총장과 현기환 이애주 의원이 공천위에 합류했다.

여권에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평소 강조했던 ‘원칙에 입각한 공천’을 실현하기 위한 인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성품이 꼿꼿한 것으로 알려진 법조인 두 명을 위원장과 부위원장에 내정한 것은 당 안팎의 압력에 휩쓸리지 말고 강력한 인적쇄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박 비대위원장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회의에서 “공천은 정치쇄신의 핵심”이라며 “공천위원들이야말로 국민의 시각에서 어떤 사람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사람인지를 잘 선택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공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강직한 성품으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법조인 출신이다. 평소 사법개혁을 주장해온 헌법학자인 정 부위원장은 개혁공천에 힘을 싣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철 대변인은 “(정 부위원장은) 과감하고도 공정한 공천을 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공천위원은 소외계층의 시각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공천을 진행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숙명여대 최연소 총장이자 ‘건강밥상’ 신드롬을 일으킨 한 위원과 평범한 주부였다가 학교 폭력 예방 시민단체를 이끌고 있는 진 위원은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 위원은 “평범한 시민으로서, 바닥 민심을 잘 반영해 총선 후보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정동극장 극장장과 경기도 문화의 전당 사장을 지낸 홍 위원과 대형 뮤지컬 여러 편의 제작을 맡은 박명성 위원을 인선한 것은 문화예술계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인 박승오 위원은 과학기술계의 시각을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계의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서 위원은 중소기업 육성 차원에서 공천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의원과 이 의원은 다음 총선에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이들 중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공천위원에 뽑힌 것으로 알려졌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