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 동반침체…경기하강 현실로
광공업 생산이 석 달째 감소하고 제조업 가동률은 2년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려하던 경기 하강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1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2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 10월(-0.6%)과 11월(-0.3%)에 이어 3개월째 줄었다. 석 달 연속 감소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광공업 생산은 2008년 7~12월 6개월 내리 감소했다.

출하도 내수용과 수출용 모두 부진했다. 내수용은 전월보다 0.2% 줄고 수출용은 0.9% 증가에 그쳤다. 특히 내수용 출하는 6개월째 감소해 국내 소비 침체를 그대로 보여줬다.

내수의 핵심 지표인 소매판매액도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줄면서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전달(-0.6%)에 이어 두 달째 하락세다.

출하가 부진하면서 재고는 늘고 공장 가동 시간은 줄었다. 12월 재고는 전월 대비 2.8% 증가했으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석 달째 하락한 77.6%를 기록했다. 2009년 8월(76.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서비스업 활동도 부진했다. 지난해 12월은 전월 대비 보합이었고 분기 기준으로는 전 분기 대비 0.5% 줄었다. 2008년 4분기(-2.0%) 이후 3년 만의 감소다.

투자 역시 저조했다. 설비 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로 6개월째 감소했다. 그나마 건설 수주만 전년 12월보다 16.4% 늘면서 선전했다. 공공 부문에서 공동주택, 관공서, 철도, 토지 조성 발주 등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정부는 경기 둔화를 저지하기 위해 작년 11월부터 각 부처와 공기업 등에 남은 예산 50조원을 공격적으로 집행할 것을 독려했지만 경기 하락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동행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기선행지수는 두 달째 상승했지만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변수가 많아 향후 경기 회복을 예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선행지수가 두 달 연속 상승했다고 해서 경기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경제 변수에 취약한 만큼 짧은 주기로 등락을 반복했던 지난해와 유사한 행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