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대우증권 IB사업부장 "비상장사 등 자기자본투자 확대"
“올해는 자기자본투자(PI)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비상장기업의 자금조달이나 국내 대기업의 인수·합병(M&A)에 참여하는 프로젝트성 사모투자(PE)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정태영 KDB대우증권 IB사업부장(전무·사진)은 마켓인사이트 출범을 기념해 31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우증권 전체 이익 중 IB 부문 기여도가 5~7% 수준에 불과해 글로벌 증권사들의 15~20%보다 현저히 낮다”며 “IB 기여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자기자본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우증권을 비롯한 국내 IB는 비상장기업 등에 대한 자기자본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법적·제도적 규제 때문이다.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기업에 대해 증권사가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를 맡지 못하도록 한 규제가 대표적이다. 증권사들은 IPO 주관계약을 맺은 비상장기업이 설비 확충이나 해외 진출 등을 위해 자금조달에 나서더라도 직접 투자를 하지 못하고 벤처캐피털 등 다른 금융권에 투자 기회를 넘겨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 전무는 “이런 규제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통로 중 하나인 증권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며 “그동안 감독당국에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건의해왔는데 올해는 일부라도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제가 풀리는 대로 IPO 맨데이트(mandate·주관 또는 자문사 업무 수임)를 받은 비상장기업 등을 대상으로 주식·채권·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 등 다양한 방식의 투자를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내외 잠재 매물을 발굴해 잠재 매수자인 국내 기업에 먼저 제시하고, M&A가 성사될 경우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기업들의 인수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의 자기자본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전무는 “올해 20대 그룹 계열사에 대한 IB 영업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대기업 관련 딜은 회사채 등 국내 발행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대우증권은 이를 위해 작년 말 2개의 커버리지본부를 하나로 합치는 대신 부장부터 이사, 상무까지 고참 임직원들로 ‘IB 시니어 뱅커 그룹’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정 전무는 “조직개편은 한마디로 부장 이상급 고참 인력을 관리업무에서 빼 영업현장에 투입한 것이 특징”이라며 “시니어 뱅커들은 각 그룹의 전략 및 기획담당을 중심으로 IB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지난해 대우증권은 M&A 자문 분야에서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며 “올해 M&A팀과 PE팀을 중심으로 자문 부문 인력을 작년 말의 배 수준으로 늘려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콩현지법인의 IB 인력도 7명에서 10명 안팎으로 늘려 아시아시장 업무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열/이태호 기자 mustafa@hankyung.com

▶인터뷰 전문은 마켓인사이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