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합의내용 공개 이정렬 판사 징계"

석궁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주인공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재판 주심을 맡아 합의내용을 공개한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43·사진)에 대해 소속 법원장이 징계를 청구했다.

창원지법은 재판부 합의 내용 불공개 원칙을 어기고 법원 내부게시판에 재판부 합의과정을 올린 이 부장판사에 대해 대법원 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청구했다고 31일 밝혔다.

김 전 교수의 복직소송 항소심에서 주심을 맡았던 이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법원 내부게시판에 ‘공정한 판결을 내리기 위해 재판부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법원조직법을 어기고 김 전 교수 재판 관련 합의내용을 공개했다.

이 부장판사가 공개한 합의내용에는 김 전 교수의 복직 소송 재판 과정에서 당초 재판부 전원이 김 전 교수를 복직시켜려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부장판사는 “법원조직법을 어기지 않으려고 이 사건에 대해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법원 내부에서조차 ‘엉터리 판결을 했다’ ‘외부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메일을 받아 실정법 위반임을 알면서도 합의내용을 공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로 인한 불이익은 달게 받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창원지법 관계자는 “이 부장판사가 법원조직법을 위반해 법원장이 대법원에 징계를 청구한 것으로 안다”며 “법원장은 법관이 윤리강령이나 실정법을 위반한 사안의 경중을 판단, 구두·서면 경고를 하거나 대법원 징계위원회에 징계청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해 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꼼수면’ ‘가카새끼 짬뽕’ 등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의 패러디물을 올려 소속 법원장으로부터 서면경고를 받기도 했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