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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 미디어는 이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평범한 이웃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동영상 한 편으로 하루 아침에 유명인이 되기도 하고, 기상 이변이나 급작스러운 재난을 당했을 때 트위터 글 한 줄로 수많은 사람이 소식을 공유하며 피해를 줄이는 경우도 많다. 이런 변화는 개인의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는 기업 비즈니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소셜 미디어를 통한 성공과 위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다. 이 회사는 새로운 매장을 열면서 독특한 방식의 홍보 전략을 썼다. ‘페이스북’에 새로 문을 여는 매장의 관리자가 계정을 만들어 놓고 이케아의 다양한 제품 사진을 올린 뒤 사진 밑에 첫 번째로 이름을 태깅(tagging·꼬리표 형식으로 핵심 주제어나 이름을 붙이는 것)한 사람에게 제품을 공짜로 주겠다고 약속한 것.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수천명이 제품 사진 밑에 자신의 이름을 태깅했다. 소문은 순식간에 페이스북 전체로 퍼져나갔다. 전단지나 신문, 방송 등을 이용한 전통적인 광고 캠페인보다 비용은 훨씬 적게 쓰면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큰 효과를 봤다. 자연히 새로 문을 연 매장의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다.

반대 경우도 있다. 미국 대형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은 몇 년 전 한 고객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동영상 때문에 회사 이미지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무명가수였던 데이브 캐럴은 2008년 유나이티드항공 이용 중 자신의 기타가 들어 있는 수하물을 이 회사 관계자가 함부로 다루는 것을 보았다. 그는 불만을 품고 ‘유나이티드가 기타를 부수네(United Breaks Guitars)’란 제목으로 세 편의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동영상들은 불과 나흘 만에 조회 수 700만건을 넘어서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 뒤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는 10% 정도 떨어졌다. 금액으로는 무려 1억8000만달러(2027억원)가 사라진 셈이다. 주가 하락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캐럴의 동영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데는 증권업계 전문가들 사이에도 이견이 없었다.

# 소셜 미디어를 어려워하는 이유

소셜 미디어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 범위와 영향력도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를 도입하거나 소셜 미디어 유저들을 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는 기업 내 특정 부서에서만 소셜 미디어 사용을 고려하거나, 담당하는 직원이 단 한 명만 있어도 소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기업 문화에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지고, 소셜 미디어를 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가로막히게 된다.

두 번째 측면은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선호하는 회사 내부의 분위기다. 과거부터 쌓아온 브랜드와 고객에 대한 노하우, 광고나 웹사이트, 고객 서비스 센터 등 전통적인 채널을 더 많이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의 경영진은 소셜 미디어를 몇 년 후에 활용해도 괜찮다고 여긴다.

세 번째 측면은 경험 부족이다. 소셜 미디어는 매일같이 기업에 전해지는 지진의 ‘진원지’와 같다. 소셜 미디어는 매일 고객의 소리를 듣고 분석해 새로운 전략을 내놔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금껏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능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경영자 대부분은 ‘기업에 닥친 위기’ 같은 거세게 흔들리는 ‘강진’에 대응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고객들의 의견을 미세한 흔들림 수준으로 판단하거나 잘 감지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고위 경영진에도 일정 부분 원인이 있다. 대부분 고위 경영진은 정기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젊은 고객이나 직원들이 얼마나 활발하게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10년 초 기준 55세 이상 중 13%만이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사용하고 있었고, 고객과 경쟁사들이 소셜 미디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어려움으로 인해 기업은 일반 조직에 비해 소셜 미디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편에 속한다. 기업이 소셜 미디어를 성공적으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소셜 미디어에 대한 포괄적인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

# 소셜 미디어 전략 개발 ABC

소셜 미디어의 등장은 기업과 고객의 전통적인 관계에 큰 변화를 미쳤다. 쉽게 말하면 기업 쪽에 치우쳐 있던 ‘권력’이 고객 쪽으로 넘어간 것이다. 소셜 미디어가 없을 때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는 기업의 고객불만센터 정도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는 전혀 다른 세상을 열었다. 고객들은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불만을 이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털어놓는다.

미국 전자제품 소매상 베스트바이는 소셜 미디어를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주요 동력으로 삼았다. 베스트바이의 인터랙티브 마케팅 겸 이머징미디어 담당 상무 트레이시 벤슨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고객과의 관계가 마치 우정과 같다며 “소셜 미디어는 기업이 고객과 밀고 당기며 대화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며, 그 대가로 더 돈독하고 깊은 관계를 제공한다. 기업과 고객의 관계가 돈독해질수록 고객들은 해당 기업부터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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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정답은 적극적으로 소셜 미디어 전략을 개발해 미래의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 전략 개발은 얼핏 생각하면 쉬운 것 같지만 막대한 시간과 인력,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기업은 이런 과정을 거쳐 이른바 ‘소셜 미디어 관리 프레임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이 프레임워크는 컨텍스트, 문화, 프로세스, 지표, 사람, 정책 등 6가지 핵심 요소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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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 전략 개발은 또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할 사업 분야 확인 △해당 영역의 기존 사업 목표 이해 △소셜 미디어 전략 집중 목표 선택 △사업 공정 파악 △이해관계자 모집 및 인터뷰 △성공적인 소셜 미디어 전략 분석 등의 단계를 차례로 거쳐야 한다.

소셜 미디어 활용에 따른 성과 측정도 중요하다. 소셜 미디어의 투자 대비 효과(ROI)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고객의 실제적이고 잠재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고객건전성 지표’가 필요하다.

이는 제품에 대한 고객의 피드백, 고객이 회사 제품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의견, 고객이 경쟁사 제품에 대해 하는 행동,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거나 환불하는 상황에서 해당 기업에 보여주는 행동 등을 모두 고려해서 측정해야 한다.

김석태 < 액센츄어 경영컨설팅 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