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내가 제일 예뻐"…착각해야 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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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제정신
허태균 지음 / 쌤앤파커스 / 285쪽 / 1만4000원
착각은 불안전한 인간의 숙명…피할수 없으면 즐기는 게 상책
허태균 지음 / 쌤앤파커스 / 285쪽 / 1만4000원
착각은 불안전한 인간의 숙명…피할수 없으면 즐기는 게 상책
사극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멋있고 잘 생겼다. 왜일까. 만약 못 생긴 배우가 나온다면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편안하게 즐길까.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멋진 왕과 영웅들의 모습은 실제와 상관없이 우리의 바람에 근거해 만들어진 것이다. 미디어의 발달로 전 세계에 남아 있는 수많은 왕들이 더 이상 상상 속의 멋진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가끔은 제정신》의 저자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역사가 완벽하게 기록되지 않은 것에, 위대한 왕과 영웅들의 사진이 존재하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우리 편한 대로 착각할 여지가 남아 있으니까 말이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의 진실을 밝힌 심리서다. 저자인 허 교수는 “착각은 인간이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이며, 인간은 애초부터 착각할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재”라고 말한다.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있다는 착각,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 그 사람과 친하다는 착각, 우리는 하나라는 착각, 나는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다는 착각, 내가 나서야 일이 된다는 착각, 그리고 나는 착각하지 않는다는 착각 등. 세상에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착각하고 있는 수많은 착각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책은 풍부한 사례와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착각의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언제 착각에 빠지는지, 왜 저렇게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는지, 나아가 착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 ‘착각의 실체’를 밝혀낸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벼락에 두 번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 그러나 우리는 로또를 사면서 한 번은 당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버리지 못한다.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었던 때가 있다. 하지만 착각이다. 첫사랑과 결혼한 사람은 얼마되지 않고, 이혼한 커플은 너무나 쉽게 만난다. 부모들이 절이나 교회, 성당에서 자녀의 대학합격을 기원하는 것도 효과가 없다. 자기 만족에 불과하다. 신이 공명정대함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에게 열심히 비는 신자를 보살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바로 대학입시인 것이다. 저자는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 것도 착각이라고 주장한다.
일반인들에게 추측의 기준은 50%로 유죄일 확률이 1%라도 더 크다고 느껴지면 유죄로 판단한다는 것. 하지만 사법 판결의 기준은 전혀 다르다. 판사는 유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의 확신을 요구한다. 그래서 판사들의 판결은 항상 뭔가 좀 부족하고, 가끔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착각을 즐긴다고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는 정보를 편안하게 느끼고 더 잘 받아들인다는 것. 이러한 현상을 ‘선택적 사고’라 부른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런 걸 원하는지 스스로 자각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착각을 피해갈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똑같은 착각을 하더라도, 자신이 착각하는지를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다르다고 설명한다. 자신이 착각할 수 있다는 진실만 인정한다면 자신과 다른 주장이나 의견에 대해 무조건 비판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대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착각을 피할 수 없다면 좀 더 ‘행복한’ 착각에 빠지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착각하는 그 모든 것을 진실로 만들지는 못해도 최소한의 뭔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 착각에서 깨어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현실을 착각과 비슷하게 만드는 편이 낫다고 강조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이 책은 우리가 흔히 하는 착각의 진실을 밝힌 심리서다. 저자인 허 교수는 “착각은 인간이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이며, 인간은 애초부터 착각할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재”라고 말한다.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있다는 착각,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 그 사람과 친하다는 착각, 우리는 하나라는 착각, 나는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다는 착각, 내가 나서야 일이 된다는 착각, 그리고 나는 착각하지 않는다는 착각 등. 세상에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착각하고 있는 수많은 착각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책은 풍부한 사례와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착각의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언제 착각에 빠지는지, 왜 저렇게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는지, 나아가 착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 ‘착각의 실체’를 밝혀낸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벼락에 두 번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 그러나 우리는 로또를 사면서 한 번은 당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버리지 못한다.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었던 때가 있다. 하지만 착각이다. 첫사랑과 결혼한 사람은 얼마되지 않고, 이혼한 커플은 너무나 쉽게 만난다. 부모들이 절이나 교회, 성당에서 자녀의 대학합격을 기원하는 것도 효과가 없다. 자기 만족에 불과하다. 신이 공명정대함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에게 열심히 비는 신자를 보살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바로 대학입시인 것이다. 저자는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 것도 착각이라고 주장한다.
일반인들에게 추측의 기준은 50%로 유죄일 확률이 1%라도 더 크다고 느껴지면 유죄로 판단한다는 것. 하지만 사법 판결의 기준은 전혀 다르다. 판사는 유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의 확신을 요구한다. 그래서 판사들의 판결은 항상 뭔가 좀 부족하고, 가끔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착각을 즐긴다고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는 정보를 편안하게 느끼고 더 잘 받아들인다는 것. 이러한 현상을 ‘선택적 사고’라 부른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런 걸 원하는지 스스로 자각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착각을 피해갈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똑같은 착각을 하더라도, 자신이 착각하는지를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다르다고 설명한다. 자신이 착각할 수 있다는 진실만 인정한다면 자신과 다른 주장이나 의견에 대해 무조건 비판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대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착각을 피할 수 없다면 좀 더 ‘행복한’ 착각에 빠지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착각하는 그 모든 것을 진실로 만들지는 못해도 최소한의 뭔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 착각에서 깨어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현실을 착각과 비슷하게 만드는 편이 낫다고 강조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