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4대그룹 지분 늘렸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하반기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4대 그룹 계열사 지분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현대차 계열사 주식을 집중 매입했다. 기아차 주식을 413만주 사들여 지분율을 6.02%에서 7.04%로 끌어올렸다.

현대제철 주식도 두 차례에 걸쳐 171만주를 매수, 지분율을 7.12%에서 9.13%로 높였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5.00%에서 7.04%로 늘렸고 현대위아 지분(5.05%)도 5%를 넘어섰다고 신고했다. 국민연금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도 각각 6%가량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앞서 작년 10월 삼성전자 주식 148만주를 취득, 지분율을 5.00%에서 6.00%로 높였다. 호텔신라 지분은 8.23%에서 9.32%로, 제일기획은 7.22%에서 8.24%로 늘렸다.

LG전자(6.32%→8.32%) LG화학(5.67%→6.67%) LG디스플레이(5.50%→6.50%) 등 LG 주력 계열사 지분율도 1~2%포인트씩 높였다.

국민연금은 SK텔레콤(5.05%·신규 취득) SKC(7.40%→8.43%) SK이노베이션(7.59%→8.59%) SK케미칼(8.32%→9.32%) 등 SK 계열사 지분도 확대했다.

국민연금은 지분 취득 이유에 대해 ‘단순 추가 취득’이라고 밝혔다. 경영 참여보다는 투자 목적이라는 얘기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유로존 위기 여파로 국내 업종 대표주들이 크게 떨어졌을 때 우량주를 저가에 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그룹들은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가 대기업 견제를 위해 활용되는 것 아니냐”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국민연금이 정치권의 ‘재벌개혁’ 공세와 맞물려 올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파견 등 어떤 목소리를 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정기주총에서 일부 오너의 이사 선임 건에 반대하는 등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대한통운 임시주총에서는 정관 변경과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주식투자 비중을 지난해 18.0%에서 19.3%로 높이기로 결정해 대기업 지분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2월2일 오후 3시31분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