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롱머니(장기투자자금)가 움직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일 “지난달에는 국내 증시에서 영국과 미국계 자금이 외국인 순매수를 주도했으나 이달 들어 아시아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월간 사상 최대인 6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영국계가 2조원, 미국계가 1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이날 외국인은 1400억원 순매도로 돌아서긴 했으나 2월 들어서도 지난 1,2일 이틀간 1조42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강 팀장은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영업 창구를 접촉해 본 결과”라며 “싱가포르와 홍콩에 위치한 글로벌 금융회사의 아시아·태평양본부들이 시장 참여를 미루다 이달 들어 주식 매수를 확대했다는 후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증시의 연초 이후 업종별 상승률을 보면 철강 화학 등 경기민감 소재주들이 상승률 상위에 있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신뢰가 강해지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한국투자증권은 미국계 자금의 추가 유입을 예상했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미국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였다”며 “2000년 이후 외국인 자금 순유입 추이를 살펴보면 주요 변곡점에서 영국계가 미국계를 약 6개월 선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관련 4개 글로벌펀드에는 6주 연속 자금이 들어왔다.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에 26억3600만달러, 아시아(일본 제외) 펀드에 4억3000만달러 등 총 32억45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외국인이 소규모 순매도를 보이긴 했으나 글로벌 펀드 자금 흐름을 볼 때 순매수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