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클리닉] 브릭스에 다시 거는 기대
2012년 시작과 함께 해외 주식형펀드의 성과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연초 이후 1월 말까지 해외 주식형펀드는 평균 9%에 가까운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지난해 20% 이상의 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된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성과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펀드의 성과가 돋보인다. 국내에서 운용 중인 20개가량의 인도펀드는 지난 1월 한 달간 평균 14%가량의 성과를 거둬 주요 해외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인도펀드가 지난해 34%에 달하는 손실을 내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점을 고려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도펀드가 지난해 최악의 펀드에서 올 1월 최고의 펀드로 위상을 달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정부의 긴축완화 움직임이 큰 몫을 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인도의 경제상황이 극과 극의 성과를 오고 갈 만큼 크게 변화했을 리 만무하다. 글로벌 투자환경 역시 지난해 말보다는 다소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인도펀드의 성과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극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다.

인도정부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긴축완화 움직임이 주가상승에 큰 힘이 됐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인도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와중에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달 중순 2년여 만에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 본격적인 긴축완화를 시사했다. 지난달 인도펀드의 뒤를 이어 양호한 성과를 나타낸 펀드는 브라질(12.2%)과 러시아(11.9%) 펀드로, 모두 브릭스 국가들이다. 브릭스에 속한 개별 국가들이 지난달 수익률 상위권을 휩쓴 덕분에 이들 지역에 분산투자하는 브릭스펀드 역시 11%의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브릭스펀드의 최대 투자국인 중국 역시 홍콩시장을 중심으로 지난달 9% 넘는 수익을 올렸다.국내 투자자들에게 유독 사랑을 받아왔던 브릭스 지역의 주식시장이 연초 이후 빠르게 상승하면서 향후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인도를 비롯해 중국, 브라질이 본격적인 긴축완화에 나서고 있거나, 향후 완화 가능성이 큰 상황이어서 주가상승에 지속적인 촉매제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환 <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장 kjho615@wooriw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