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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주권 행사 강화하되 공정·투명하게…정치적 수단되면 국내외 신뢰 잃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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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에 듣는다

    연기금, 기업 사회적 책임에 관심 갖는 건 글로벌 트렌드
    “기금 운용이나 주주권을 행사할 때 국민연금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존중돼야 합니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한 ‘재벌개혁’과 관련, “기금 운용이 정치권이나 정부의 영향을 받는 것은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투자가치 보전을 위해서도 경계해야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 이사장이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관련한 기본 입장을 정리한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하반기 4대 그룹의 핵심 계열사 지분을 크게 늘렸다.

    “모두 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핵심 우량주들이다. 작년 하반기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위기 등 외부 변수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했을 때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산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우량주 투자 확대로 보면 된다.”

    ▶주주권을 적극 행사할 생각인가.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데 필요한 주주권 행사는 강화해 나간다는 게 기본 방향이다. 주주권은 주주로서의 권리면서도 연금이라는 국민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서의 의무다. 연기금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하다.”

    ▶한 통계를 보면 작년에 국민연금이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한 비율이 5%에 그쳤다. 주주권 행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다.

    “잘못된 통계다. 지난해 반대 의견은 7%다. 2010년의 8%에 비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2008년 5.4%, 2009년 6.6%보다는 높고, 큰 흐름으로 보면 반대 의견이 많아지는 추세다. 특히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민간 기관투자가들의 반대 의견 비율보다 훨씬 높다. 반대 비율이 낮다고 꼭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총 전에 사전 조율을 해서 안건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치권 일각에서 ‘재벌개혁’과 맞물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취임한 이후) 지난 2년간 기금 운용상 구체적인 개별 투자 결정이나 해당 기업의 주총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 때 정부부처나 정치권의 영향을 받은 적이 없다. 기금 운용의 자율성 확보는 국민 신뢰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국제시장에서 국민연금 투자전략을 원활히 수행하는 데도 필요하다.”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면 국제신인도가 떨어진다는 뜻인가.

    “만약 정치권이나 정부가 기금 운용에 간섭할 경우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할 때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오해를 국제사회에서 받아 투자 대상이 제한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국가적, 국민 재산상의 손실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2010년 영국의 개트윅 공항 지분 매입 추진 당시 일부 외신이 ‘한국의 정치적·정책적 투자’라는 부정적인 보도를 하는 바람에 딜이 어려웠던 적이 있었다. 다행히 국민연금은 재무적 판단에 따라 자율적 의사 결정을 한다는 점을 납득시켜 잘 넘어갔다. 기금 운용이든 주주권 행사든 때문에 국민연금의 자율적, 독립적, 전문적 의사 결정이 존중돼야 한다. 특히 주주권 행사는 그 대상과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런 원칙이 잘 지켜져야 주주권 행사가 해당 기업가치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키우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재계는 정부가 재벌개혁에 국민연금을 동원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책임경영이 강조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지 대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려는 목적은 아닌 것으로 안다. 또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 주주권 행사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자칫 경영 간섭으로 기업 경쟁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그래서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행사해야 한다.”

    ▶올 주총에서 사외이사 파견 등 주주권 행사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현재 시스템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최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민연금으로서는 진중한 모습을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을 현 시점에서 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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