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락장에서 경기방어적인 '대안주'로 주목받았던 게임주(株)들이 시장에서 다시 소외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전문가들은 정부 규제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업종 선호도도 대형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진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가 2000선에 근접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재조정되는 모습이다"며 "경기방어적인 성격으로 주목받았던 게임주에 대한 비중이 줄어들면서 게임업종 전반에 대한 그림도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엔씨소프트 주가는 게임업종에 매기가 몰렸던 지난해 10월 38만6000원(10월 18일 기준)을 52주 고점으로 기록한 뒤 전날까지 30%가량 하락했다.

JCE드래곤플라이 역시 10월 고점 대비 각각 28%, 35%씩 빠졌다. 네오위즈게임즈게임하이는 같은 해 8월 고점 대비 절반가량 하락한 상태다.

김석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나아지면서 선호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 게임주 부진의 배경이 됐다"며 "대형주 위주로 매기가 몰리는 가운데 정부 규제 등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게임업종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와 전반적인 4분기 실적 부진 등이 투자심리를 한번 더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게임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부터 시작해서 관련 문의가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주된 내용은 하락 요인과 반등 시점에 대한 문의가 대부분이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와 본인 및 부모 등의 요구에 따른 '선택적 셧다운제',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쿨링오프제' 등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도 4분기 실적 부진과 신작 출시 관련 우려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2거래일 동안 10% 이상 급락한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3.75% 하락한 25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 컨세서스(시장 평균 추정치)는 313억원(조정영업이익) 수준이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인 502억원에 비해 40% 가까이 하향된 수치다.

박재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는 최근 정부의 온라인 게임산업 규제 움직임 심화와 4분기 실적 부진의 우려로 단기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일부 해외 투자자가 신작인 '블레이드앤소울'이 해외 시장, 특히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주가 약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엔씨소프트의 중장기적인 펀더멘탈(기업 내재가치) 훼손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석민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는 지난 4분기 기존 게임들의 아이템 프로모션이 없었기 때문에 실적 부진이 이미 예상됐던 부분이다"며 "또 비용감각, 성과급 지급 등 일회성 비용을 고려하면 실적 부진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부의 규제 조치에 대해서 박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의 전체 이용자 가운데 19세 미만의 비중은 약 6%(사용시간 기준)에 지나지 않아 오히려 게임업체 가운데 규제 영향이 가장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신작 상용화 일정 역시 다양한 경로로 알아본 결과, 변경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정 연기설'은 루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