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K5 타고 질주"…美 남자 로망 파고들다
‘금색 꿈가루를 뿌리는 요정. 살며시 침대에 다가서다 슬리퍼에 걸려 넘어지면서 잠든 남자의 얼굴에 실수로 너무 많은 꿈가루를 뿌려버린다. 꿈속의 남자는 ‘드림카’ 기아 K5(수출명 옵티마)를 타고 경주장을 달린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슈퍼모델 아드리아나 리마가 레이싱걸 복장으로 깃발을 흔든다. 록그룹 머틀리크루는 라이브 공연으로 그를 응원한다.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이 그를 향해 환호한다. 백마 탄 왕자의 꿈을 꾸고 있는 아내에게 돌진하는 남자. 아내는 왕자를 버리고 그의 옵티마에 올라탄다.’

지난 5일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 등장한 기아자동차의 옵티마 광고(사진)다. 미국 남성들이 흔히 꾸는 꿈을 담은 이 광고(A Dream Car. For Real Life)가 미국 TV 시청자들과 네티즌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7일 9시(현지시간) 현재 USA투데이가 페이스북과 함께 진행 중인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56개 슈퍼볼 광고 중 과자브랜드 도리토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광고도 16위로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교황 베네딕트 16세와 이집트의 아메드 엘 타옙 이맘이 입맞춤하는 베네통 광고를 제작했던 72앤드서니가 만든 애플 아이폰과의 비교 광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슈퍼볼 광고를 끝으로 애플과의 비교광고를 끝내고 다음부터는 삼성 자체의 혁신을 알리는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이노션이 제작한 현대자동차의 ‘치타와 벨로스터의 경주’ 광고, 제네시스 쿠페 ‘Think Fast’ 광고는 각각 23위와 3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조사는 7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이와 별도로 USA투데이가 전문가 패널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현대차 벨로스터 광고는 10점 만점에 8.16으로 7위, 기아 옵티마는 12위, 현대 제네시스는 15위에 각각 올라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아차는 ‘시카고 트리뷴’이 선정한 슈퍼볼 자동차 광고 톱10에도 2위에 올라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편 올해 슈퍼볼은 1억1130만명이 시청해 지난해(1억1100만명)에 이어 다시 한번 역대 최고 시청자 수 기록을 경신했다. 슈퍼볼은 1984년 애플이 리들리 스코트 감독이 제작한 매킨토시 컴퓨터 광고 ‘1984’로 화제를 모은 후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 경연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뉴욕=유창재 특파원/전예진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