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첫마을 '대박'낸 LH, 올해 아파트용지 등 1089필지 공급
2010년 9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세종시 시범생활권 내 아파트용지 17필지를 내놨다. 그러나 분양 신청을 받은 결과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세종시로 옮길 공무원은 1만440명. 이들이 들어가 살 집을 짓는 게 불가능해 보였다.

분위기는 작년 하반기부터 달라졌다. LH가 분양한 첫마을 1·2단계 아파트가 잇달아 대박을 터뜨리자 건설사들이 앞다퉈 세종시 용지를 사들였다. 지금까지 팔린 아파트용지는 모두 34필지에 달한다. 분위기 전환에 힘입어 LH는 올해도 세종시 용지 공급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는 아파트용지뿐만 아니라 단독주택용지 상업용지 기반시설용지 등 다양한 땅을 내놓는다.

LH 관계자는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분양시장”이라며 “용지 공급을 기다리는 건설사와 투자자들이 많아 용지 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아파트용지 25필지 공급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아파트용지는 주로 시범생활권에서 공급된다. 올해 LH가 건설회사에 공급할 아파트용지는 모두 25필지다. 작년에 공급한 34필지보다 9필지 줄었다. 이 중 17필지가 정부청사와 가까운 시범생활권에 자리잡고 있는 용지다.

올해는 처음으로 시범생활권이 아닌 곳에서도 아파트용지가 공급된다. 도시·행정생활권인 금강 이남 지역이 대상이다. 이곳 3-1생활권에서 모두 8필지가 공급된다. 올해 분양물량의 특징은 중소형과 중대형 용지가 골고루 분양된다는 점이다. 이들 용지는 아파트 1만3199가구를 지을 수 있는 물량이다. 수용 인구 50만명을 목표로 하는 세종시는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건설된다. 아파트용지 공급도 지구단위계획 수립 및 사업진행 절차에 맞춰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팔린 아파트용지는 2010년 이전 2필지, 2011년 34필지 등 모두 36필지다.

○전용 85㎡ 이하 용지 인기끌 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아파트용지 분양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한다. 세종시 민간 아파트 분양이 1순위 마감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분양에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다만 입지별·평형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작년에 공급된 아파트는 세종시에서 가장 입지가 좋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청사와 근접한 지역에서 주로 공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청사와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공급이 이뤄진다. 이런 용지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가 관심이다.

중대형 아파트용지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작년에 아파트용지가 잘 팔렸다고는 하지만 중대형 용지는 여전히 고전했다. 삼성물산 등 일부 대형건설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중대형 아파트용지를 끝내 포기했다. D건설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작은 집을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며 “중소형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용지는 높은 경쟁률 속에 팔릴 것으로 보이지만 중대형 용지는 일부 미분양이 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상업용지 분양도 관심

작년 세종시에선 상업용지도 잘 팔렸다. 지금까지 판매된 상업용지는 모두 75필지다. 원주민들에게 공급된 생활대책용지가 42필지, 일반 실수요자들에게 공급된 용지가 33필지다. 아파트용지와 마찬가지로 상업용지도 초반에는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아파트 청약 열기가 뜨거워지자 덩달아 상업용지도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작년에 공급된 상업용지는 정부청사와 가까워 프리미엄까지 붙어 있다.

올해는 모두 165필지의 상업·업무용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생활대책용지 등 특정인에게 공급되는 땅이 많아 일반 실수요자들에게 돌아가는 필지는 많지 않다. 윤병한 상가114 사장은 “세종시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상권이 활성화되는 만큼 상가용지 수요도 자동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독·기반시설용지도 나와

지금까지 단독주택용지나 기반시설용지는 주로 원주민이나 공공기관에 공급돼 왔다. 올해부터는 일반 실수요자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올해 공급이 예정된 단독주택용지는 모두 857필지다. 블록형이 18필지, 일반 단독주택용지가 839필지다. 블록형은 모두 일반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분양한다. 일반용지는 일단 원주민들에게 우선 분양한 뒤 미분양분이 발생하면 일반 실수요자 몫으로 돌린다.

주차장, 자동차정류장, 주유소, 종교용지 등도 분양된다. 주차장과 자동차 정류장 용지는 100% 일반 실수요자들에게 공급한다. 주유소용지와 종교용지도 일부 일반 실수요자 몫으로 나온다.

○위치 확인 필수

세종시는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개발한다. 가장 우선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곳은 정부청사 주변의 시범생활권이다. 이어 금강 이남의 도시·행정 생활권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용지를 선택할 때는 입지를 잘 살펴 미래가치가 높은 것을 골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구체적인 도시 공간 구조를 보면 세종시는 도시균형 발전을 위해 환상형으로 계획됐다. 도시의 개발이 주로 환상형 공간구조를 따라 이루어지도록 했다. 생활권도 균등하게 배치, 균형적인 도시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거점별로 다양한 기능을 유치해 자족적 복합도시가 되도록 했다.

세종시는 크게 △중앙행정기능 △첨단지식기반 △의료·복지 △대학·연구단지 △도시·행정 △국제·문화 등 총 6개 지역생활권으로 나뉜다. 지역생활권 아래 마을단위의 22개 기초생활권을 형성한다.

그동안 중심행정타운(1-5), 첫마을(2-3), 2개 시범생활권(1-24) 등 8개 기초생활권의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완료됐다.

중심행정타운(1-5)의 경우 정부청사를 대중교통 중심도로와 가깝게 배치, 시민들의 접근이 쉽도록 했다. 주거·상업 등 다양한 도시기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다.

첫마을(2-3)은 세종시의 상징적인 주거지로 개발하는 게 목표다. 기존 지형을 보존하고, 주민편의를 위한 복합커뮤니티센터를 배치해 쾌적한 도시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1-2생활권은 구릉지 등 자연 지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심보행로와 공원을 자연친화적으로 계획했다. 1-4생활권은 대중교통 중심도로를 축으로 하는 도시형 생활권이다. 1-1 및 1-3생활권은 환경친화적인 생활권을 조성하기 위해 저밀 주거단지를 배치하고, 신재생에너지단지 및 생태건축단지를 계획했다. 금강 남측의 3-12생활권은 시청, 경찰서, 세무서 등 도시행정기능을 넣었다. 또 운동장 터미널 등 필수적인 기반시설을 설치하도록 계획을 짰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