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상량식…"온누리에 밝은 문명 길이 창성하리…"
4년 전 방화로 훼손돼 복구 중인 국보 1호 숭례문이 상량(上樑)을 했다.

문화재청은 8일 오후 3시 숭례문 복구 현장에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전재희 국회 문방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의례 방식에 따라 상량 고유제를 올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56호 종묘제례보존회가 조선시대 왕실이나 국가의 각종 의례양식을 집대성한 국조오례의에 근거해 의식을 집전, 상량대(마룻도리)를 올리고 공사과정과 참여자 등을 기록한 상량문을 종도리를 떠받치는 뜬창방에 봉안했다.

최 장관은 축사에서 “최고의 장인들이 참여해 전통도구와 전통기법으로 복구하는 숭례문은 앞으로 우리나라 문화재 복구의 모범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복원하는 숭례문은 숭고한 역사의식과 미래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봉안한 상량문은 성태용 건국대 철학과 교수가 짓고 서예가 정도준 씨가 썼다. 사진과 기록에서 확인한 숭례문 창건(태조) 당시와 중수(세종·성종·1962년) 때의 상량 묵서도 다시 써서 같이 봉안했다. 상량문에는 “새로운 숭례문의 모습 날개 쳐 날아오르는 듯하니/온누리에 밝은 문명 길이길이 창성하리라”는 문구를 담았다.

전통기법과 도구를 사용한 숭례문 복구 작업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신응수 대목장을 비롯한 우리나라 최고의 장인들이 힘을 모았다. 앞으로 추녀와 서까래를 설치한 다음 지붕에 기와를 잇고 단청과 방재시스템을 10월 말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이후 가설 덧집을 해체하고 주변을 정비, 12월 복구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