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하이닉스, LG패션, 호텔신라, 베이직하우스….’

올 들어 공격적 매수세력으로 돌변한 외국인이 보유지분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기업들이다.

연초부터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805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LG화학 포스코 현대차 등 업종대표주들을 쓸어담았다. 이 같은 외국인의 업종대표주 ‘편애 현상’에 가려져 있었지만, 수량(지분) 기준으로 많이 산 종목은 따로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보유지분을 꾸준히 늘려가는 종목 중 종전의 최고 보유지분율을 채울 때까지 여유가 있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턴어라운드’ 종목에 베팅했다

외국인 '왕성한 식욕'…중소형株 담는다
올 들어 외국인의 보유지분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OCI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와 폴리실리콘 가격 추락에 따른 실적 우려 등으로 주가가 ‘반토막’났던 이 기업은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주가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외국인의 OCI 보유지분율은 지난해 말 16.96%에서 23.57%로 6.61%포인트 늘었다. 최고 보유지분율을 기록했던 2010년 1월 초의 30.37%를 채울 때까지 아직 여유가 남았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외국인 보유지분율 증가 상위권에는 하이닉스 LG패션 호텔신라 베이직하우스 등이 나란히 포진돼 있다. 이르면 2분기께 실적부진을 털어낼 하이닉스를 비롯 대부분 올해 턴어라운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종목들이다. LG패션과 베이직하우스는 내수 및 중국사업 부진에 따른 저조한 실적에서 벗어나 신규 브랜드 론칭 및 해외사업 등 분야에서 성장모멘텀을 입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현재 하이닉스와 LG패션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28.12%와 25.67%로 종전 최고지분율(28.58%, 25.92%)에 근접했다. 하지만 현재 보유지분이 20.39%와 25.36%인 호텔신라와 베이직하우스는 종전 최고지분율인 23.84%와 39.2%까지 여유가 남아 있다. 올 들어 지분율을 33.1%까지 늘린 한국타이어도 종전 최고지분율(44.51%)과 격차가 크다.

◆중소형 종목으로 타깃 넓히나

외국인 '왕성한 식욕'…중소형株 담는다
외국인이 보유지분을 늘린 종목에는 듣도 보도 못했던 종목을 뜻하는 이른바 ‘듣보잡’ 종목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황동봉 전문업체 대창이다. 대창은 국내 시장은 물론 아시아 황동봉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구리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 회사의 실적호전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세를 부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 들어 대창의 외국인 지분율은 1.65%에서 4.25%로 높아졌다. 주가도 연초보다 54.95% 올랐다.

국동 카프로 등도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올해 주가상승률이 각각 87.16%와 39.62%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참여가 제한적인 코스닥기업 중 엘디티 케이비티 지앤에스티 등에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은 엘디티 지분을 연초 1.47%에서 4.44%까지 늘린 것을 비롯해 케이비티 지앤에스티를 올 들어서만 2% 이상 사들였다. 삼성전자에 회로부품을 공급하는 엘디티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의 투자확대와 업황회복 등에 따른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