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청년 속으로] 삼성, '열정樂서2' '슈퍼스타 S' 흥행몰이
“흑흑 아쉽네요. 좀 더 빨리 신청할 걸.”(안늉) “이제 신청할 수 없는 건가요.”(84dhgusrbs)

삼성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개최하는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2’에 대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오는 23일 서울 연세대에서 열리는 첫 행사 신청에 2000여명이 몰리며 개시 나흘 만에 접수자가 마감됐다.

삼성 관계자는 “연세대 대강당 수용인원이 1700명인데 참석 희망자들이 예상보다 많아 간이의자라도 동원해서 600여명을 더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젊은층에 적극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젊은 직원들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오디션을 열고 대화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열정락서 콘서트 횟수를 두 배로 늘리고 행사 규모도 대폭 키웠다. 그 덕에 ‘관리 삼성’에서 ‘소통 삼성’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강연 콘서트 횟수 두 배로 늘려

삼성은 지난해 10월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춘천, 서울, 부산 등 전국을 돌며 ‘열정락서’ 콘서트를 열었다. 각계 명사가 강연자로 나서 매회 폭발적인 참석률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부산 KBS홀에서 열렸던 마지막 행사에는 40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렸다. 총 12회 강연 동안 총 2만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삼성은 올해 ‘열정락서2’로 업그레이드해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개최 횟수를 지난해 12회에서 올해 24회로 늘리고 행사장 규모도 키웠다. 실례로 다음달 23일 서울 공연 때는 4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연다.

핵심 콘텐츠인 강연자 진용도 보강했다. 우선 삼성 스타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한다. 삼성TV를 세계 1위로 만든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소비자가전)과 갤럭시S 시리즈를 이끌고 있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무선),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고순동 삼성SDS 사장 등이 강연을 맡는다.

◆매년 사내 오디션 개최

삼성은 작년 4월 ‘슈퍼스타 K’를 본뜬 ‘슈퍼스타 S’를 기획했다. 작년 6월 열린 본선에는 81개 계열사 20만명의 임직원 중 12팀이 최종 무대에 올랐다. 계열사 전 사업장에 공연실황이 생중계돼 직원들은 사내방송을 통해 행사를 지켜봤고 주요 계열사의 CEO들은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직원들의 사기를 고취시켰다.

행사가 열린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는 응원하러 온 임직원들과 가족, 친구 등 500여명이 몰려 콘서트장을 방불케하는 응원 경쟁을 펼쳤다.

이런 열기는 작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판 슈퍼스타S 선발대회로도 이어졌다. 베이징 최대 번화가인 쓰마오톈졔에 있는 다인극장에서 열린 행사에는 결선 참가자 20명을 비롯해 500여명의 임직원이 참가했다.

삼성은 슈퍼스타 S도 매년 열기로 하고 그 규모도 키워나갈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작년엔 본선 경연장이 좁아 관객들이 많이 오지 못해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는데 올해는 외부 행사장에서 좀 더 큰 규모로 오디션을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위터 활동도 적극적으로

삼성은 올 들어 그룹 트위터 계정을 ‘@samsung’으로 통일했다. 그동안 ‘@samsungcampaign’ ‘@samsungin’ 등 여러 개 계정을 갖고 있었으나 이를 통일해 공식 SNS 창구로 활용키로 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SNS에 잘못된 소문이 나돌아도 개인 의견으로 간주해 지켜봤지만 앞으로는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은 트위터를 통해 ‘최악의 기업 3위에 삼성이 뽑혔다’는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빠른 SNS 대응을 통해 논란을 조기에 잠재운 사례는 또 있다. 2010년 초 일본계 미국인 쇼트트랙 선수 ‘안톤 오노’가 삼성전자 모델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삼성은 몇 시간 만에 이 광고가 미국 통신사 AT&T 광고라는 점을 밝혀 확산을 막았다.

삼성전자는 2010년에 트위터, 블로그, 페이스북, 미투데이, 유튜브, 플리커 등의 채널을 동시에 열었다.

앞서 2009년에는 인트라넷인 싱글을 젊은 직원들 취향에 맞게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대한뉴스’성 정보보다는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초기 화면을 내걸었다. 연예인뿐 아니라 인터넷상에서 쓰이는 속어도 심심찮게 올라왔다. 물론 ‘교병필패(驕兵必敗)’ ‘마불정제(馬不停蹄)’ 등 교만을 경계하는 사자성어와 “10년 후에는 현재 삼성이 1위 하는 모든 제품은 사라질 수 있다”는 이건희 회장의 메시지도 등장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