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를 분사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이 성사되면 연매출 30조원대의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그동안 여러곳으로 나눠져 있던 삼성그룹 디스플레이의 통합으로 사업 효율성이 높아지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5일 "LCD 사업부와 SMD의 합병은 당연한 수순으로 판단된다"며 "SMD가 모바일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2012년에는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출시하면서 TV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어서, 양 부문을 굳이 분리된 상태에서 운영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AMOLED의 기술 진화 과정에서 LCD 부문이 보유하고 있는 라인을 AMOLED 라인으로 전환하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의 디스플레이 사업이 통합되면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LCD 사업부를 분사한다면 삼성그룹은 디스플레이 사업의 효율적 라인운영과 조직 구성에 초점을 둔 것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삼성그룹 디스플레이 사업이 크게 3개 부문으로 나눠져 신제품 연구개발과 생산라인이 중복되고, 방대한 인력과 조직구성 보유로 신속하고 원활한 의사결정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삼성 디스플레이 부문 통합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향후 삼성그룹 디스플레이 사업은 기존 LCD 중심에서 Oxide(산화물반도체), OLED 중심으로 재편돼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OLED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LCD 사업의 생산능력, 인력 등 자원을 향후 성장하는 OLED 사업으로 집중해 OLED 사업을 중심으로 규모를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디스플레이 사업이, 신규 OLED 고객 확보 등을 통해 OLED 시장을 키우기에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IFRS 회계기준 상 전혀 달라지는 점이 없다"며 "SMD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이미 계상하고 있어서 주가에의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OLED 수요 전망, 기술 방향 등의 변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의 리스크를 축소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삼성그룹의 디스플레이 사업 통합이 LG디스플레이삼성SDI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LG디스플레이도 미래 성장성이 높은 Oxide(산화물), OLED 사업확대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기수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삼성SDI의 경우, SMD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불확실성의 해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매각 가격이 터무니 없이 낮을 경우에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는 SMD의 지분 가치를 2조원 가량으로 산정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