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수도권 차출설…강재섭 불출마 결정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격인 홍사덕 의원의 공천신청 포기를 계기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공천개혁'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당내에서는 그동안 `자기 희생론'이 언급돼 왔지만 친박계와 친이(친이명박)계 모두 "그쪽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기류 속에 두드러진 움직임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홍 의원의 이런 결심을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물갈이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박 비대위원장이 15일 정당대표 연설에서 "저와 새누리당은 잘못된 과거와는 깨끗이 단절하고 성큼성큼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말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원론적 언급으로도 볼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MB(이명박) 정부와의 단절을 본격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현 정부 주류인 친이계에 대한 압박이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홍 의원의 결정으로 공천 정국에 조금이라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중진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누구라고 말하기는 그렇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한 친박계 의원은 "고뇌에 찬 결단이 공천에 상당히 물꼬를 터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이계는 `인위적 배제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총선에 출마한 청와대 전ㆍ현직 참모들에 대한 `살생부'가 나돈다는 설은 이같은 분위기를 방증한다.

모 인사가 "MB 정부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에 있던 사람들에게 공천을 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다닌다는 `미확인 루머'도 들린다.

이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불교방송 아침저널에 출연, 홍사덕ㆍ홍준표 의원의 `공천신청 포기'에 대해 "5, 6선 하시면서 오늘날 정치가 지역주의와 돈에 물든데 책임이 있다는 의미에서 물러서신 거고, 지금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하고 연동해볼 때 책임이 없지 않으니까 그만두라는 것은 논리적 기반이 다르다"고 말했다.

친이계 신지호 의원도 라디오에서 "여론조사도 원칙과 기준에 의해서 누구 입맛에 맞는 결과가 나오건 안 나오건 공개하고 공유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꾸만 하나둘씩 의구심이 만들어져 가는 상황이 아닌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 의원의 공천신청 포기로 거취를 고민하던 중진들의 합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강세지역인 분당을 출마 관측이 제기돼온 강재섭 전 대표는 이미 지난 14일 당에 총선 불출마 의사를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도 총선 불출마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사덕 의원에 대해서는 당 일각에서 `수도권 차출설'도 나오고 있다.

중량감있는 인물을 내세워 `수도권 자갈밭' 공략에 대한 새누리당의 의지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에서다.

홍 의원은 서울 강남을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적이 있는데다, 2004년 4ㆍ15 총선에서는 경기 일산에서 2005년 10ㆍ26 재선거에서는 경기 광주에서 각각 출마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