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 입은 최태원 회장…하이닉스 현장 경영 나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이닉스 임시주총과 이사회 등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뒤 첫번째 행보로 현장 경영에 나섰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과 함께 15일 하이닉스 이천과 청주 공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그는 임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이닉스가 행복할 때까지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직접 뛰겠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하이닉스는 SK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하이닉스가 행복해지면 국가경제의 행복도 같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작업복 차림으로 하이닉스 이천 공장 내 구내식당에서 배식을 받고 임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회사가 현재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여러분들의 노력 때문"이라고 격려했다.

또 "SK그룹 노사는 '한솥밥 문화'에 바탕을 두고 성장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노사가 힘을 합쳐 하이닉스를 더욱 굳건한 토대 위에 올려놓자"고 말했다.

이날 하이닉스 노조는 "반도체 산업은 집중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 회장이 사내이사로서 경영일선에 나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이천공장 기술개발(R&D)연구소도 방문했다. SK 관계자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R&D연구소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청주공장으로 이동해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M11 생산라인과 조만간 생산에 들어가는 M12 생산라인까지 둘러봤다.

이만우 SK 홍보담당 전무는 "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다음날 공장을 방문한 것은 반도체를 통해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R&D에 대한 집중투자와 인재확보를 통해 하이닉스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13일 하이닉스 임시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14일 이사회에서 권오철 사장과 함께 하이닉스를 이끌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이 과정에서 민연금 의결위원 2명 등이 배임ㆍ횡령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의 이사 선임은 재벌 봐주기라고 비판하며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모두 하이닉스를 걱정해준 것" 이라며 "더 좋은 회사를 만들라는 채찍질로 알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