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산악인 엄홍길 사연에 눈물 흘린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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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사장들이 산악인 엄홍길이 들려준 시련과 도전 이야기에 눈시울을 붉혔다.
15일 오전 8시 김순택 미래전략실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계열사 사장단 40여명은 '극한에의 도전'이란 주제로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날 강연자는 아시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하고 로체샤르, 알룽캉, 로체, 캉첸중가까지 오른 세계 최초의 산악인 엄홍길.
그는 본 강연에 앞서 "성공은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고 인생은 끊임없는 도전" 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도전"이라고 '도전'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도전' 그 자체였던 산악 인생을 들려줬다.
엄씨는 2000년 에베레스트산에 이은 세계 제2의 고봉으로 알려진 K2를 정복했을 때는 "이제는 정말 쉬고 싶다. 다시는 산에 오지 말아야지 하는 유혹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4전5기 끝에 성공한 안나푸르나 등반 일화도 소개했다. 1999년 봄, 당시 4번을 실패하고 5번째 안나푸르나를 등정할 때 로프에 매달려 72시간을 버텼다. 엄씨는 "사선을 넘나드는 순간에도 마지막까지 꿈과 희망을 잃지 않았다" 며 "고난을 통해 인간은 더 위대해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밝혔다.
캉첸중가에 오를 때 친동생 같던 다와 세르파를 잃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자 사장단 중 일부는 눈시울을 붉혔다. 계속 같이 등반했던 다와 세르파는 하산 도중 빙벽에 부딪쳐 머리에 중상을 입었다. 들것에 실어 그를 데리고 내려왔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는 말에 사장들 모두 숙연한 분위기로 고개를 떨궜다.
이날 사장단회의에 참석한 삼성 고위 관계자는 "엄씨의 고백이 갖는 진정성과 무게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 라며 "일부 사장들은 눈물을 흘리고 감동의 박수를 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엄씨는 끝으로 "지금까지 산에 오르면서 10명의 동료를 잃었지만 시련과 고통을 이겨가며 더 강해져가는 나를 발견했다" 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인용 삼성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1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형인 이맹희 씨가 이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CJ쪽에서도 잘 풀어보겠다고 했고 잘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씨는 "아버지가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다른 상속인에게 알리지 않고 단독 명의로 변경한 만큼 내 상속분에 맞게 주식을 넘겨 달라"며 삼성생명 주식 824만 주와 삼성전자 주식 20주 및 1억 원을 지급하라는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