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식자재 유통주가 지나치게 소외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업무용 식자재 유통시장이 31조원에 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성장성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15일 북미 식자재유통협회 한국지사(IFDA 코리아)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업무용 식자재 유통시장은 31조원에 달한다. IFDA 코리아는 미국 대표 식자재 유통협회인 IFDA의 첫 해외지사로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한국 식품과 유통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양송화 IFDA 코리아 대표이사는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크다"며 "다만 미국의 경우에는 전체 시장 중 대기업이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대기업 비중은 7%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양 대표는 "식자재 관련 사업은 '냉장체인 시스템'과 산지 직송 체계 등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주도할 수 밖에 없다"며 "상생 협력을 위한 방안을 물론 수용해야겠지만 기본적인 방향키는 기업이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일부 기업들이 신규 사업으로 식자재 유통업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상장업체 중에는 CJ프레시웨이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가 대표 종목이다.

세 업체는 단체급식 사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식자재 유통 사업 형태가 사뭇 다르다.

CJ프레시웨이는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현대그린푸드는 합병을 통해 외형성장을 꾀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5월 이마트 계열로 편입된 후 이마트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남성현 유화증권 애널리스트는 "3사의 전략이 다르고 식자재 유통 시장 자체가 크기 때문에 경쟁관계는 아니다"라며 "CJ프레시웨이와 신세계푸드의 경우 최근 단체급식 사업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식자재 유통주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그 성장성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각 사의 전략을 파악하고 성공 여부를 판단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