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실적 부진에도 30만원대를 돌파했다.

15일 오후 2시2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날보다 1만5000원(5.17%) 상승한 30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가 30만원대를 넘은 것은 지난달 1월 4일(장중 30만3500원) 이후 한 달여만이다.

이날 엔씨소프트는 작년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 감소한 13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6089억원, 1198억원을 기록해 7%, 18% 감소했다.

특히 지난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82%나 감소한 166억77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른 지난 4분기 영업이익 컨세서스(시장 평균 추정치)는 430억원 수준이었다.

주가는 그러나 부진한 실적 발표에도 신작 '블레이드앤소울(블소)'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 30만원대를 넘어섰다. 증시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과거 실적보다 미래 성장동력에 주목하며 선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은 부진하지만 큰 의미가 없다"며 신작 모멘텀이 부각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것은 계절적 요인과 이벤트 집행 여부에 따라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실적보다 신작 모멘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것에 매기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신작 게임의 출시가 또 지연되는 것 아니느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달 초 주가 역시 25만원선까지 떨어졌다.

나성찬 엔씨소프트 경영관리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의 개발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라며 "마케팅 등 상황을 고려해 출시 일정을 고려 중이지만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상반기 내 상용화 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게임에 대한 개발이 완료되고 상반기 상용화에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불확실성을 해소시킨 것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특히 이날 상승세는 상용화 직전 최종 점검인 '공개시범서비스(OBT)'를 1~2개월 앞둔 시점에 주가가 급등세를 타왔던 과거 경험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 4분기 실적은 기존 게임의 유로 아이템 이벤트와 신작 매출까지 고려하면 바닥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리니지의 부분 유료화 이벤트도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실적을 놓고 보면 지난 4분기가 바닥일 것"이라며 "올해는 블소와 길드워2의 출시로 매출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엔씨소프트가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치는 전년 대비 25~30% 성장한 수준, 영업이익률은 25%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블소의 매출 기여는 아이온 때 수준인 2500억원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게임별 매출은 리니지 1957억원, 리니지2 1006억원, 아이온 2232억원, 시티오브히어로즈·빌런 121억원, 길드워 79억원, 기타 캐주얼게임 등이 128억원을 기록했다.

이재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전화회의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의 연매출은 아이온과 비슷한 2500억원 수준일 것"이라며 "해외 출시까지 이어지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이날 야구게임 ‘프로야구 매니저’로 유명한 엔트리브소프트 주식 248만8028주(지분 76.35%)를 1048억7800만원에 취득,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이에 따른 올해 실적 기여도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제시했다. 엔트리브소프트는 작년 매출 547억원, 당기순이익은 87억원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