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 장례식에 대한 ‘의궤’(儀軌)형 보고서가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5일 현대 장례의궤작성의 일환으로 ‘김수환 추기경 선종’과 안동 의성김씨 학봉종택 14대 종손인 ‘소운 김시인 삼년상’, 김해의 전주이씨 ‘화재 이우섭 삼년상’ 보고서를 발간했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은 한국 천주교 장례문화를 기록한 의궤형식의 보고서다. 김 추기경의 생애사에서부터 50일간의 장례 전 과정과 추모행사, 사회 각계각층에서 보낸 메시지, 장례 당시의 추모 열기, 김 추기경 신드롬 등 현장의 모습까지 자세히 기록했다.

소운 김시인·화재 이우섭의 삼년상은 의례 현장을 관찰하며 기록한 최초의 삼년상 보고서란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관념적으로만 알려진 삼년상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소운 김시인의 상례는 유림장(儒林葬)으로 하고, 종가의 전통에 따라 삼년상을 치렀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봉종택의 예법을 읽을 수 있다.

화재 이우섭의 상례도 유림장으로 했으며, 고인이 부친과 모친의 삼년상을 치렀듯이 아들 4형제가 삼년상을 치렀다. 이 삼년상은 소종가를 시작하는 집안에서 교과서적으로 치른 삼년상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양례 때에 방상시(方相氏)를 세우고, 노제를 지내며, 전문적인 선소리꾼을 내세우는 등 모든 형식을 갖추었다. 맏상주는 3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부친의 산소에 성묘를 하는 등 여묘살이를 방불케 생활을 했으며, 둘째아들은 수염과 머리를 자르지 않고 삼년상을 치러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