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하루 만에 반등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5% 넘게 뛰어 최고가를 경신,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그리스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추가 유입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2020선을 회복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68포인트(1.13%) 뛴 2025.32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8월3일(2066.26) 이후 최고치다.

전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담이 전화 회의로 변경되면서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가중, 미국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2010선을 회복하며 상승세로 장을 시작한 후 이내 2020선도 넘어섰다. 오전장 '사자'에 나섰던 기관이 매도 우위로 돌아섰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졌고,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전기전자 업종이 지수 상승을 지탱했다.

외국인이 244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8거래일 연속 '사자' 기조를 이어갔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560억원, 3431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장 초반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개선되면서 차익거래가 순매수로 전환됐다. 이후 프로그램 매수세가 계속 유입되면서 지수 우군이 됐다. 차익거래는 1678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554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2232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대다수 업종이 오름세를 나타낸 가운데 전기전자가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3.67% 뛰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증시 반등에 힘입어 증권도 2%대 강세를 탔고, 운수창고, 보험, 섬유의복, 금융 등도 1% 넘게 올랐다.
반면 전기가스, 음식료, 종이목재 등의 업종은 약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상승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시총 10위권 전 종목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반도체 관련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일본 반도체 업체 엘피다의 경영 악화 소식이 관련주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 분할을 결정한 삼성전자가 5.09% 뛴 113만5000원으로 마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공동대표로 앉힌 하이닉스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 호재에 5% 넘게 강세를 탔다.

반면 삼성SDI는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합병으로 보유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로 3.59% 밀렸다. LG디스플레이도 경쟁력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 1.51% 하락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엘피다 이슈는 이후 실적을 확인해야 그 영향력을 알 수 있겠지만 이날 흐름은 시장이 그만큼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후 유동성 장세의 수혜주인 증권주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19개 등 446개 종목이 올랐다. 377개 종목이 내렸고 81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50포인트(0.47%) 오른 537.86을 기록했다.

기관이 14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해 4거래일 연속 '사자'를 외쳤다. 개인도 56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33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시총 상위 종목들이 혼조를 나타낸 가운데 새내기주 뉴로스는 시초가 대비 8.09% 급락한 1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8500원) 대비로는 약 47% 높은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선 상한가 19개를 비롯 520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2개 등 434개 종목은 내렸고 80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한편 환율은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40원(0.21%) 내린 112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오정민·정인지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