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경쟁체제 도입하면 운임 낮아져 이용객 늘 것"
“현재의 선로사용료에만 의존하는 경부고속철도 투자비 회수 방식으로는 부채의 이자도 감당하지 못합니다.”

이달 말 취임 200일을 맞는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56·사진)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부고속철도 부채 해결, 고속철도 경쟁체제 도입, 대전·대구도심 통과구간 시설 등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우선 하루 이자만 23억원에 달하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공단의 누적부채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경부고속철도 건설에 공단이 8조8000억원의 재원을 부담했지만 2004년 1단계 개통 이후 한 푼도 상환받지 못했다”며 “결국 이자부담만 늘어 2010년 말 기준 경부고속철도의 누적부채가 12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철도시설공단은 2004년 출범 때 5조6000억원이던 금융부채가 작년 말 14조원으로 약 2.5배 급증했다. 이자 비용만 연 8400억원, 하루 23억원 수준이다.

김 이사장은 “광명역 등 6개 중간역의 과잉선로와 과다 승강장, 실제 운행을 고려하지 않은 신호제어설비, 천성산 터널공사 건설 지연 등이 부채 증가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광명, 천안아산, 오송, 김천구미, 신경주, 울산 등 6개역은 KTX 열차가 후속열차를 위해 대피할 필요가 없는데도 부본선과 승강장이 과다하게 건설됐다는 것이다. 특히 광명역은 개통 이후 현재까지 부본선 4개 선로와 승강장 2개 등은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코레일에서 받는 선로사용료 금액이 부족한 것도 부채 증가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KTX 운영을 독점하는 코레일이 지불하는 선로사용료는 연간 1000억원 정도”라며 “고속철도 운영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운임이 낮아져 이용객이 늘고, 이는 자연스레 선로사용료가 늘어나 부채를 갚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경부고속철도 사업은 사실상 ‘미완성’ 상태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2010년 11월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인 동대구~부산 구간이 개통됐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가 다닐 수 있게 돼 완전 개통된 것 같지만 서울역~시흥구간, 대전·대구 도심구간은 아직 기존선을 이용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대전·대구 도심 45.3 구간을 2014년 말까지 완공하고, 서울~시흥구간 17.6도 전용선로로 연결해야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이 마무리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