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이 국가 원수에 버금가는 예우를 받으며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미 국방부 의장대의 사열과 19발의 환영 축포를 받는 시 부주석의 모습에서 중국의 위상이 읽혀진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10년 전 부주석으로 미국을 찾았을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어떻든 올해 대선을 치르는 미국과 차기 주석을 결정하는 중국이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시진핑으로서는 주석직 취임 이전에 미국의 눈도장을 받는 형국이다. 일본의 지도자든 중국의 지도자든 미국의 눈도장을 미리 받아두는 것이 지금의 국제질서다.

뉴욕타임스는 시진핑의 방미가 중국내 과시용이라고 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어깨를 겨루며 강대국 지도자로 대접받는 여유로운 모습을 과시해두자는 것이다. 다뤄야 하는 주제는 많다. 협력과 갈등이 양국간 외교게임의 기본 규칙이다. 미국은 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균형자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고 중국도 자국 안보를 명분으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의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해왔다.

태평양 지역에 대한 포위를 강화하는 미국에 대해 중국은 대만과 티베트는 결정적 이해를 갖는다며 선을 긋는 형국이다. 인권과 무역 불균형이 모두 탁자에 올라 있고 전체적으로는 미국의 공세를 중국이 방어하는 형국이다. 미국이 이란 문제에까지 압박수위를 높이게 되면 중국으로서는 순망치한의 처지가 된다. 미국은 호주와 필리핀에서의 군사적 출현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아무래도 경제보다는 군사문제가 협상 테이블의 주된 이슈다.

때맞춰 미국은 오는 23일 베이징에서 북한과 제3차 고위급 대화를 열기로 했다.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동북아에서의 국제적 역학관계는 변화의 조짐도 있다. 중국은 한국에 대해 FTA를 체결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고 일본은 TPP에 목을 매고 있다. 최근 중국은 캐나다와도 FTA를 원한다고 발언해놓은 상태다. 우리로서는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러브콜을 받는 상태다. 한·미 FTA는 러브콜을 받아내는 선수(先手)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