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反포퓰리즘' 목소리…"마구잡이 복지, 부채늪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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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장관, 무책임한 1대 99 논쟁…만인대 만인 투쟁 변질
조석래 회장, 우리보다 앞서간 일본 왜 빚더미 앉았나 봐라
이희범 회장, 능력 벗어나는 복지…국가 부도사태 부를 것
윤증현 전 장관, 재정지출 요구 자제를…정치가 국민통합 저해
조석래 회장, 우리보다 앞서간 일본 왜 빚더미 앉았나 봐라
이희범 회장, 능력 벗어나는 복지…국가 부도사태 부를 것
윤증현 전 장관, 재정지출 요구 자제를…정치가 국민통합 저해
“마구잡이 복지확대를 자제하고 국민 통합에 힘써야 한다.”(윤증현 전 장관)
“노조는 정치화하고 정치는 노조화됐다.” (이희범 경총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15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35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현 윤경제연구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한 목소리로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을 비판했다. 시장경제원리를 훼손하는 선심성 복지공약은 결국 우리 경제를 부채의 늪, 저성장의 늪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윤 전 장관은 ‘글로벌 경제 동향 및 한국경제의 선택’이라는 특강에서 “유럽 재정위기의 불확실성 등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는 위험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일정 수준의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특히 양대선거를 앞두고 있어 복지수요와 재정건전성, 지속 성장의 삼각균형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정치권은 부채의 늪과 저성장 우려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경쟁적 복지확대는 오히려 국민통합을 저해하게 되므로 이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포퓰리즘은 월가 점령시위처럼 헝그리가 앵그리로 변하고 사회 통합과 안전을 해칠 수 있다”며 “기업에서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또 “양대 선거로 우리 사회가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거나 들뜨면서 경제성장의 모멘텀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며 “정부도 정치권의 요구에 대해서 원칙을 세워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범 경총 회장은 “작년 이 자리에서는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과 상생발전에 대해 토론했지만 현재 이 위원장은 정치인이 돼버려 모시지 못했다”며 “노조도 정치화되고 정치도 노조화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조사해보니 노조 출신 70명이 공천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정치 참여가 확대되고 있고 참여수준을 넘어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복지 포퓰리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한정된 초지에 젖소 10마리를 풀면 우유 10통이 나오고 젖소 20마리를 풀면 우유 20통이 나오지만 젖소 100마리를 풀면 우유가 한통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재정위기는 예견할 수 있는 재난이었다”며 “능력을 벗어나는 복지는 국가부도사태를 불러오고 이를 다시 되돌리려면 거대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미래를 선점하라’는 강연에서 “선진국이 우리보다 5년, 10년 앞서갔다면 그 나라가 어떻게 됐는지를 살펴보고 우리가 앞으로 가는 데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일본은 총부채가 1100조원에 달한다”며 “이자율이 3~4%이니 20조원이 훌쩍 넘는데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어째서 일본 부채가 이렇게 늘어났느냐를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의 복지 포퓰리즘과 퍼주기 공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답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치권이 과도한 복지를 요구하는 근거로 내세우는 부의 양극화와 관련, “‘1 대 99’ 논의는 자칫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변질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제기된 공약에 대해 대차대조표를 따져 결과를 정치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선거를 앞두고 다듬어지지 않은 복지 공약이 양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기업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 공약 남발이 경제활동을 왜곡 또는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연구들이 있다”며 “기업투자나 건전한 소비활동을 왜곡하는 무책임한 공약에 대해서는 철저한 분석을 기초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진석/서보미 기자 iskra@hankyung.com
“노조는 정치화하고 정치는 노조화됐다.” (이희범 경총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15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35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현 윤경제연구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한 목소리로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을 비판했다. 시장경제원리를 훼손하는 선심성 복지공약은 결국 우리 경제를 부채의 늪, 저성장의 늪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윤 전 장관은 ‘글로벌 경제 동향 및 한국경제의 선택’이라는 특강에서 “유럽 재정위기의 불확실성 등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는 위험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일정 수준의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특히 양대선거를 앞두고 있어 복지수요와 재정건전성, 지속 성장의 삼각균형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정치권은 부채의 늪과 저성장 우려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경쟁적 복지확대는 오히려 국민통합을 저해하게 되므로 이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포퓰리즘은 월가 점령시위처럼 헝그리가 앵그리로 변하고 사회 통합과 안전을 해칠 수 있다”며 “기업에서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또 “양대 선거로 우리 사회가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거나 들뜨면서 경제성장의 모멘텀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며 “정부도 정치권의 요구에 대해서 원칙을 세워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범 경총 회장은 “작년 이 자리에서는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과 상생발전에 대해 토론했지만 현재 이 위원장은 정치인이 돼버려 모시지 못했다”며 “노조도 정치화되고 정치도 노조화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조사해보니 노조 출신 70명이 공천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정치 참여가 확대되고 있고 참여수준을 넘어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복지 포퓰리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한정된 초지에 젖소 10마리를 풀면 우유 10통이 나오고 젖소 20마리를 풀면 우유 20통이 나오지만 젖소 100마리를 풀면 우유가 한통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재정위기는 예견할 수 있는 재난이었다”며 “능력을 벗어나는 복지는 국가부도사태를 불러오고 이를 다시 되돌리려면 거대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미래를 선점하라’는 강연에서 “선진국이 우리보다 5년, 10년 앞서갔다면 그 나라가 어떻게 됐는지를 살펴보고 우리가 앞으로 가는 데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일본은 총부채가 1100조원에 달한다”며 “이자율이 3~4%이니 20조원이 훌쩍 넘는데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어째서 일본 부채가 이렇게 늘어났느냐를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의 복지 포퓰리즘과 퍼주기 공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답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치권이 과도한 복지를 요구하는 근거로 내세우는 부의 양극화와 관련, “‘1 대 99’ 논의는 자칫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변질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제기된 공약에 대해 대차대조표를 따져 결과를 정치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선거를 앞두고 다듬어지지 않은 복지 공약이 양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기업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 공약 남발이 경제활동을 왜곡 또는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연구들이 있다”며 “기업투자나 건전한 소비활동을 왜곡하는 무책임한 공약에 대해서는 철저한 분석을 기초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진석/서보미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