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학교폭력을 막기 위해 게임에 대한 규제 의지를 밝혔습니다. 느닷없이 등장한 규제에 게임업계와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게임이 학교폭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초분석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의 결정이 성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김종성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먼저 정부의 게임 규제안에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네 정부가 내놓은 안에는 이용시간 제한과 등급심의, 게임업계의 기금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행중인 내용과 겹치는 부분도 있는데다 지나치게 제한 조치만을 담고 있어 업계와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련 안을 내놓은 정부 부처만 세 곳인데요.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뿐 아니라 여성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까지 나섰습니다. 포문은 여성부가 열었습니다. 바로 `강제적 셧다운제`인데요. 이번 달 부터 단속을 시작했습니다. 심야시간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이용을 제한하는 조치로 위반업체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문광부가 내놓은 규제안은 상대적으로 약한 내용입니다. `선택적 셧다운제`를 지난달 시작했는데요.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시간을 부모들이 조절하도록 했습니다. 현재 지도기간으로 7월부터 단속이 이뤄지는데, 이미 일부 게임업체에서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입니다. 문광부는 이와 함께 청소년의 게임 가입도 부분적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곽영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청소년들이 게임 회원을 가입할 때 반드시, 부모님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부모님은 원하는 일자 시간을 정해서 게임사업자들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과부는 `쿨링오프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2시간 게임 후 10분간 접속을 막고 1회만 재접속을 허용합니다. 한 게임을 4시간 이상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더 나아가 게임 과몰입과 이로 인한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해 게임업체 주도의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구상중입니다. 게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유해성을 심사하기 위해 여성부와 교과부가 분기별로 합동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업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게임과몰입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커지자 게임업계는 적잖이 당혹해 하고 있습니다.여론이 악화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인데요.우선 본인들의 책임은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최관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게임문화재단 및 게임산업협회의 개별 회원사 등 전체 공익재단 자산규모를 매년 100억원 이상으로 유지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헌활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계속된 정부의 압박이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관계자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게임업계 관계자 “주무부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성부도 나섰지 교과부도 나섰지 상당히 답답한 부분이 있지요” 업계는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는 공감하지만, 학교 폭력의 근원이 게임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정부가 주도해 문제를 왜곡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최근 게임과 학교 폭력과의 인과 관계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게임산업 규제를 거둬야 한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과잉규제다. 학교 폭력과 연관성이 부족하다. 논란의 핵심은 여기에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과잉규제’ 지적이 있습니다. 세 곳의 정부 부처가 비슷한 내용을 내세워 게임업계 압박에 나서고 있습니다. 실태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어찌된 일인지 문광부와 여성부, 교과부가 뒤엉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아직 규제 시행도 제대로 안해봤잖아요. 평가도 안 해본 것 아닙니까? 지금 게임사들이 (셧다운제) 시스템 개편하고 있거든요? 해보지도 않고 자기들 쪽에 문제가 된다고, 학교폭력과 게임과의 명백한 인과관계도 규명하지도 않았는데 국민들이 신뢰하겠습니까?”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 “논의 중인 내용을 ‘누가 이게 논의됐습니다.’ 라고 그러겠어요? 여러 가지 안 중에 그런 안이 있을 수 있죠.” 주무부처는 분명 문광부이지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광부의 역할론에도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처 간 갈등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곽영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차사고가 난다고 차량통행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교통사고에 안전교육과 사후처리가 중요하듯이 게임과몰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선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문광부 입장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게임산업을 압박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한류 하면 대부분 떠올리게 되는 것이 음악이나 연예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지난해 기준 게임산업 규모가 22억 1천100만 달러. 우리나라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액의 5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K-POP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음악 산업의 20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반대로 교과부와 여가부는 게임업계에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게임 캐릭터를 대신 키우라는 친구의 요구와 폭행을 못 이겨 중학생이 자살하고, 게임을 그만하라고 타이르는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최근 게임의 폐해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단지 게임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청소년 문제의 핵심요소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게임과 학교폭력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지적이 있잖아요? 관련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네, 장기간에 걸친 인터넷 중독이 있었던 사람은 정상인과 뇌가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내용의 연구가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인 의학근거는 확보되지 않은 상황인데요. 업계가 반발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 때문입니다.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이문수 고려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장기적인 인터넷 중독이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와 마찬가지로 생물학적인 근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임상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성인과 소아 청소년은 구분해서 생각을 해야“ 생활환경 등 성장 배경이 성격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은 유해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중독 치료센터에서도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충명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 “가족관계라던지 학교문제라던지. 진학문제 대인관계 이런 문제가 밑바탕에 깔려있는 부분이 거의 80% 이상이기 때문에 원인 분석을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지금까지 800여명이 진료를 문의했으며 최근에는 하루 평균 10여건의 상담 요청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치료 기간은 최대 3개월로 정신과 전문의와 임상병리사, 상담사가 참여해 심리치료와 생물학적 치료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종성 기자 (ankjs1@wowtv.co.kr) “게임 과몰입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은 이와 같은 가상현실 치료 등을 통해서 맞춤형 치료를 받게 됩니다.” 게임 규제에 대해서 여론의 찬반 논란도 뜨겁다고 하던데, 어떻습니까? 역시 청소년들의 불만이 가장 컸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하는 것. 할 것이 없는 것이 문제이기도 했지만 무조건 막는 것만이 능사냐는 지적입니다. 청소년들의 반응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조형우 고등학생(18세) “친구들을 만나려고 해도 애매한 상황. 어른들은 독서나 하라고 말하지만, 친구를 만나는 놀이도 필요한데, 게임밖에 없다. 정수훈 고등학생(16세) “게임과몰입에 대해서 연령별 시간대 정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 외국에서 실패한 정책인데 그대로 받아들인 것도 넌센스” 현재 시행중인 셧다운제에 대해서도 불만이 컸습니다. 아무리 정부가 제한 장치를 마련해도 게임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도 없는데 왜 규제안만 내놓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기자 : 부모님 개인 정보로 게임을 하는거에요? 학생들 : 가족인데 그 정도도 모르겠어요? 의료보험증, 여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죠. 등본 떼도 되고. 셧다운제를 비롯한 게임 규제에 대해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장원 셧다운제 반대 공동행동 네트워크 “게임이 절대악이라고 하는데, 청소년 뿐 아니라 비청소년에게도 주로 어른들에게서 발생” 반대로 게임을 좀 더 엄격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터넷 게임중독 예방교육을 펼치고 있는 단체를 찾아갔는데요. 아이들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절제력을 기르는 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단체에서는 게임의 폭력성과 상업성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김희경 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업계에서 반발할게 뭐가 있나요? 충분히 돈 많이 벌고 있고요. 돈을 벌어야지만 업계는 이 사회 구성원이 아닌가요?” 이렇듯 규제안에 대한 찬반 의견은 갈렸지만, 공통된 주장이 있습니다. 게임과 학교폭력의 연관성에 대한 철저한 기초 조사가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임 과몰입이 사회적으로 분명 문제가 되는 부분이지만,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는 정부안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구체적인 분석 없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성과주의 측면에서 규제안을 만들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네 김기자 잘들었습니다. 김종성기자 ankjs1@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ㆍ`사람 닮은 괴물 양` 태어나자 주민들 질겁 ㆍ밸런타인데이, 아시아 키스 행사들 생생영상 ㆍ금을 키워준다는 호수괴물 정체 드러나… ㆍ심수봉 투병 고백 “작은 소리에도 치명적, 실명 위기도 처해” ㆍ이현경 자연주의 출산 공개…16시간 진통 끝에 안은 새생명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종성기자 ankjs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