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두 그린손해보험 회장이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 회장을 비롯해 그린손보 자산운용 담당 간부와 계열사 대표 등 8명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증선위는 이와 함께 그린손해보험 법인과 계열사 및 협력사 5곳도 고발할 방침이다.

증선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10년 7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자산운용총괄 상무와 주식운용부장에게 그린손보가 대량 보유한 5개 종목 주식에 대한 시세 조종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 회장은 보험영업에서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해 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RBC)이 150% 미만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자 주식운용이익을 늘려 RBC를 150% 이상으로 높이기로 계획했다.

금융감독원은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비율이 150% 미만으로 떨어지면 방카슈랑스 판매가 5000만원 이하로 제한될 수 있다.

이 회장은 회사의 주식운용 간부에게 시세조종을 지시했다. 지난해 9월까지 1년여 간 매 분기말 장 종료 동시호가 시간 무렵에 3548차례(591만980주)의 시세조종 주문이 제출됐다.

그린손보 투자자산 중 큰 비중을 차지하며 거래량이 적어 시세조종이 쉬운 5개 종목 주식을 골랐고, 주로 오후 2시40분~3시 사이 집중적으로 주문을 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 회장은 보험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는 데 제한이 있고 자금 여력 한계로 단독 시세조종이 어렵자 계열사와 협력사에도 시세조종에 가담할 것을 지시하거나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가 금융기관 이외의 회사에 대해 주식을 15% 이상 취득할 때는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계열사, 협력사는 2010년 3월~2011년 9월 5167차례(1천51만4797주)의 시세조종 주문을 냈고, 5개 종목의 주가를 매 분기말 평균 8.95%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 RBC 비율은 분기말 평균 16.9%포인트 높아졌다.

보통 보험사는 운용자산 중 8% 정도를 주식에 투자하지만 그린손보는 지난해 3월 현재 전체 자산운용의 약 21%를 주식에 투자했고 주식 보유금액 중 시세조종 5개 종목이 약 80%를 차지했다.

증선위는 이외에도 사채업자를 끌어들여 유상증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이 문제가 있는데도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시한 부정거래를 적발하고,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속보팀 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