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정부 규제 리스크에 비틀거리는 사이 백화점과 홈쇼핑주가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의 주가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약 10% 급락세를 보인 후 연일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코스피지수를 17%포인트 가량 밑돌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대형마트와 대기업 슈퍼에 대해 월 2일간 강제 휴무 조례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새누리당이 대형마트와 대기업 슈퍼에 대해 인구 30만명 이하 중소도시 신규 진출을 5년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주가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영업 규제 강화로 최근 주가 조정이 컸기 때문에 반등도 기대됐었다"며 "하지만 출점을 제한하는 법률안 추진은 이마트의 미래 성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유통업종 내에서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은 이마트가 가장 우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에는 설 연휴기간 차이로 영업일수가 전년동월 대비 하루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영업레버리지를 시현했다"며 "올해 이익 모멘텀이 규제 리스크를 넘어설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에 반박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고용지표가 질적으로 우려되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른 대안주로는 백화점주를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실적 모멘텀의 정점에 있는 할인점보다는 주가 저점에 있는 백화점주에 관심을 두는 것이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권고했다.

그는 "현대백화점은 엄격한 비용통제로 지속적인 수익 개선을 시현하고 있어 유통업체 중 가장 안정적인 투자대안"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현대백화점, 경기회복 국면 전환시 롯데쇼핑을 주목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반면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유통 채널 중 홈쇼핑 업태가 가장 양호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무엇보다도 오프라인에 비해 규제 강도가 크지 않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