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주 주가가 유럽발(發) 모멘텀에 상승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올해 이익 개선 기대가 크게 줄었다는 증권사의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내 시총 순위도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순으로 최근 재편되는 모습이다.

◆기아차 시총, 현대모비스 '추월'…유럽발 모멘텀 '기대'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내 시가 총액 순위는 이날 오후 2시36분 기준 현재 현대차(2위·49조5600억원), 기아차(4위·29조900억원), 현대모비스(5위·27조5400억원) 순이다.

현대차그룹내에서 꾸준히 3위를 유지하던 기아차가 현대모비스를 제친 건 지난 15일이다. 이 후 기아차는 주가 상승세를 타며 현대모비스와 시총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원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마진율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이 기대되지만 마진폭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투자포인트는 원가율의 하락 반전과 그 폭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1분기에 일부 실적 회복이 기대되나 그 폭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연구원은 "달러화가 강세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선 마진율 회복에 불리하다"면서 "부품사의 경우 한국에서 CKD의 60%를 수출하는데 이럴 경우 달러 강세에 따라 해외에서 바게닝 파워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2분기 확실한 개선의 징후가 보이기 전까지 현대모비스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견지한다"고 덧붙였다.

시총 규모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증시전문가들이 완성차 중에서도 특히 기아차의 모멘텀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앞으로 현대모비스와 기아차의 시총 규모는 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전날 ACEA(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전달 유럽지역(EU27+EFTA) 승용차 판매 실적에서 유럽 전체 자동차 수요는 유럽 경기 침체와 지속되는 재정위기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6.6% 감소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17.1%, 기아차가 30.5% 판매량을 늘리면서 시장 환경 대비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특히 경쟁사들의 1월 판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나온 성과라 앞으로 유럽 시장에서의 현대기아차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폭스바겐의 판매량은 1.6% 증가에 그쳤고, Renault(-24.8%), GM(-13.5%), 도요타(-9.0%) 등으로집계됐다.

김병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올해 현대·기아차 주가 상승에 가장 큰 촉매가 될 것"이라며 "현대·기아차 유럽판매는 전년대비 각각 15.4%, 24.2% 증가한 46만5000대, 36만5000대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i40, i30, 기아차 옵티마(K5), 씨드 등의 신차 출시와 유럽 법인차 시장 진출을 통한 판매증대(유럽 법인차 시장은 총 승용차 시장에서 약 30% 비중 차지)가 기대되는 가운데 유럽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와 자동차 금융 합작회사 설립을 통한 금융 할부판매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법인 설립을 통한 직영판매 체제 강화 등도 예상된다.

◆ 7월부터 FTA 효과 본격화

7월부터 한-EU FTA 규정에 따라 마진이 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국내산 완성차에 부과되는 EU 관세율은 한-EU FTA 규정에 따라 올해 7월에 추가 인하가 있을 예정이다. 1500cc 급 이하 차량은 기존 8.3%에서 6.7%, 1500cc급 이상 차량은 기존 7%에서 4%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 지역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3%대에서 올해 4% 이상으로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기아차의 이익 개선에 주목하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기아차를 올해 상반기 최선호주로 제시한다"며 "유럽시장 수입관세 추가 인하로 인한 수혜가 현대차 대비 크고, 2분기부터 출시 예정인 신차 효과로 평균판매단가와 제품 믹스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작년 하반기 큰 폭의 환율 변동으로 지난해 4분기 발생했던 외화 환산 손실과 마케팅 비용 등이 기저효과로 인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