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지난 15일부터 내리 사흘 동안 자중 사상 최고가도 갈아치우고 있다.

17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만1000원(3.61%) 오른 117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계 주문창구인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 UBS를 통한 매수 주문이 장 내내 이어지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개장 초 117만원까지 올랐다가 주춤하더니 다시 118만원까지 솟구치며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연이은 신고가 경신은 경쟁업체인 일본 엘피다 파산 가능성과 반도체D램 가격 반등 기대감 등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향후 부품과 완제품 기업으로 분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펀더멘털(내재가치)'과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꼽았다.

반도체가격정보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월 상반기 2Gb D램 고정거래가격은 6.82% 오른 0.9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보합 수준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 팀장은 "일본 경쟁업체인 엘피다의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D램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며 "공급 쪽 요인으로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 상위 몇 개업체 중에서도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HSBC증권은 지난 15일 엘피다 등 공급 쪽 감산 요인으로로 인해 D램 고정거래가격은 향후 40-50% 추가적으로 상승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시총비율 10% 제한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 아니느냐는 관측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 분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회사가 '부품'과 '완제품(세트)'업체로 나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팀장은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 부품과 완제품 회사로 나뉘어 '두 개의 삼성전자'가 되면 현재 수급의 발목을 잡고 있는 '10%룰'에서 벗어나게 되는 셈"이라며 "LCD 사업부 분사 얘기가 그 신호탄이 아니느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성사 여부와는 별개로 투자자들이 이번 LCD 사업부 분사설을 '두 개의 삼성전자'를 고려한 장기적인 포석이라고 여기면서 매기가 집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LCD 사업부 분사설에 대해 "현재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