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와 전자, 철강업계 노동조합이 올해 기본급 인상 요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의 핵심 업종 노조가 ‘춘투(春鬪·임금교섭)’에서 기본급 동결 방침을 정함에 따라 다른 산업 노조의 임금교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7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계 ‘빅3’ 노조는 올해 별도의 기본급 인상 없이 정기 호봉 승급분만 요구키로 하는 임금교섭안을 경영진에 전달했다. 닛산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와 엔고 여파로 실적이 좋지 않아 전체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급 인상 요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시가 도시유키(志賀俊之)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MA) 회장은 “일본 자동차업계는 엔고와 높은 법인세율,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따른 전력난 등 ‘6중고(苦)’에 빠져 있다”며 “정기 호봉 승급에 대해서는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도요타 노조는 2009년 이후 3년 연속 기본급 인상 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 도요타 노조는 2010년 렉서스와 프리우스 등 주력 차종의 브레이크 결함 파문이 발생하자 회사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기본급 인상을 포기하기도 했다. 파나소닉,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전기, NEC, 샤프 등 주요 전자업체도 기본급 동결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금교섭 요구 사항을 경영진에 전달했다. 이들도 정기 호봉 승급분만 요구키로 했다. 노사가 2년에 한 번씩 임금 협상을 벌이고 있는 철강 조선 등 업종의 회사들도 기본급 인상 요구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