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 보호 방공훈련 실시"‥걸프지역 긴장 고조

이란이 20일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대한 추가 원유 수출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영국과 프랑스에 대한 원유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아흐마드 칼레바니 이란 석유차관은 EU의 적대적인 행위가 지속한다면 다른 회원국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현지 메흐르 통신이 전했다.

국영 이란석유공사(NIOC) 사장을 겸임하는 칼레바니 차관은 수출 중단 대상 국가로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독일, 네덜란드 등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시장 상황이라면 배럴당 유가는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는 이란 정부의 영국과 프랑스 원유 수출 중단 발표로 9개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97달러 오른 배럴당 105.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57달러(1.3%) 상승한 배럴당 121.15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편 이란 군 당국은 이날 남부 핵시설에 대한 방어태세를 강화하고자 나흘간의 일정으로 방공훈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란군은 이날 카템 올 안비나 공군기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훈련의 목적을 통합 방공 방위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관영 뉴스통신 IRNA가 보도했다.

`신의 복수'라는 작전명으로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이란 남부지역의 19만㎢ 영공에서 진행되며, 미사일과 방공포, 레이더, 전투기 등이 동원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이란 핵 프로그램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 등을 점검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한 직후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란군이 방공 훈련에 전격적으로 나서면서 걸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두바이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