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증가 따른 실적 배분
지역경제도 덩달아 들썩

월스트리트가 아닌 미 제조업계에 '보너스' 훈풍이 불고 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업계 빅3와 보잉사가 거액의 보너스를 이미 지급했거나 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의 노조소속 근로자들은 많게는 7천달러에 달하는 보너스를 손에 쥘 것으로 알려졌다.

美 A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보너스 지급은 빅3와 보잉사가 있는 디트로이트, 시애틀과 사우스캐롤라이나州의 찰스턴 및 여타 도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보너스 소식은 빅3와 보잉이 양호한 영업실적을 낸데 따른 것이다.

GM의 경우 2009년 파산상태까지 갔으나 2011년에는 이 회사 역사상 최고인 91억9천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3월중 4만7천500명의 全美자동차노조(UAW) 소속인 회사 조합원들에게 수익의 일부가 보너스로 나갈 예정이다.

보너스 액수는 1인당 최고 7천달러 수준이다.

지역언론에 따르면 GM 랜싱공장의 시간제 근로자 4천690명이 받게될 보너스는 총 3천280만달러에 달해 지역경제에도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는 이미 보너스를 지급했다.

크라이슬러의 2만6천여 노조 근로자에게 이달 초 평균 1천500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했고 지난해 202억달러의 엄청난 순익을 기록한 포드는 3월중순 평균 2천450달러의 보너스를 줄 예정이다.

포드사 근로자들은 작년 상반기 이익분에 대해 이미 3천750달러의 보너스를 챙겼다.

빅3의 보너스 잔치는 자동차 공장이 소재한 미 중서부지역, 특히 미시간, 오하이오, 켄터키주의 경제를 일으키는데 충분하다는게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방준비제도(Fed) 데이터에 따르면 미시간주는 향후 6개월간 경제상황이 여타 주에 비해 훨씬 좋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시간대 도널드 그라임스 교수는 "자동차업계의 실적호조는 2000년대 들어 5년간 계속된 불황이 역전된 것"이라며 "지금 그들(빅3)은 회복에 따른 성과의 큰 몫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빅3에게 보너스지급은 실로 오랜만의 희소식이다.

GM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단 한푼의 보너스도 주지 못했고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이 기간 2년을 제외하고 보너스가 없었다.

한편 항공분야의 보잉사는 작년 4ㆍ4분기 순익이 20% 늘어난 약 14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애틀과 찰스턴의 보잉사 근로자들은 작년 크리스마스 이전에 보너스를 받았다.

시애틀과 인근 타코마 지역에서 일하는 2만9천명의 보잉사 직원들은 각자 3천500달러에서 4천달러의 보너스를 손에 쥐었다.

찰스턴에서도 4천500명의 보잉 근로자에게 보너스가 지급됐다.

현금이 풀리자 해당 지역의 상권도 기대에 부풀어있다.

미시간주에서는 미국내 최대 가구 체인점 아트 밴이 GM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판촉행사에 들어갔다.

한 점원은 보너스로 지갑이 두둑해진 GM 근로자들이 가구와 카펫, TV를 교체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매사추세츠주 우스터 소재 클라크대 게리 체이슨 교수는 빅3가 종전의 연간 3% 임금인상 대신 순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보너스를 지급키로 한 것은 노사관계에서 중요한 변화를 의미한다면서 이런 경향은 여타 대형제조업체와 중소제조업에 순차적으로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jami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