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더 산다 vs 안 산다
지난 8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넘긴 이후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세졌다. 이에 따라 ‘한동안 주춤했던 글로벌 유동성의 한국증시 유입이 본격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직 긍정론과 회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4.85포인트(0.24%) 하락한 2042.15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8억원을 순매수해 6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의 향후 움직임과 관련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쪽에서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던 지난 1월 중순~2월 초순 수준으로 베이시스(현·선물 가격 차)가 벌어진 점을 이유로 꼽는다.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중이 과거 평균치보다 아직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글로벌 유동성 추가 유입을 전망케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9일 현재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33.2%로, 2001년 이후 평균치(35.4%)보다 낮은 수준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환율 상승 전망에 힘이 실릴 경우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투자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우선 거론된다. 1, 2월 랠리를 이끌었던 유럽중앙은행(ECB)의 1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효과를 2차 LTRO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회의론의 근거 가운데 하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 LTRO로 공급된 자금의 65%가 ECB에 초단기예금으로 재유입된 상황”이라며 “사실상 부동자금의 성격을 띠게 됐다”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