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근 이철규 경기지방경찰청장(55)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 청장은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72·구속기소)으로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5000만원 가량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유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해 현직 경찰 수뇌부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이 청장을 이번주 중 소환해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유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고향 후배 이 청장에게 ‘떡값’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유 회장이 이 청장에게 금품을 건넨 시기와 지난해 제일저축은행이 유흥업소에 불법대출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시기가 겹치는 데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유 회장이 서울지방경찰정 광역수사대의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청탁을 하는 등 금품 수수에 대가성이 일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청장은 금품 수수 사실 자체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 회장은 고객 1만여명의 명의를 무단으로 사용, 1000억원대 불법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