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전략 내세운 온라인에 오프라인이 맞서는 방법은?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재미있는 앱(app)이 나왔다. 아마존에서 개발한 이 앱의 이름은 ‘프라이스체크(PriceCheck)’. 소매품의 가격을 비교해주는 앱이다.

단지 휴대폰으로 카메라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제품의 판매가를 비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가히 치명타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재의 가격 하락 압력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온라인 업체들이 불을 붙인 가격 전쟁은 이제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 기기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프라이스체크’와 같은 앱이 개발되면서 모바일 기기는 그나마 남아있던 오프라인 업체들의 보호막을 모두 걷어버렸다.

구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선물과 관련된 가격, 매장 등을 검색한 사람 중 40% 이상은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접속했다고 한다.

이런 가격 하락 압력 앞에서 오프라인 업체들은 어떻게 자신의 이익을 지켜낼 수 있을까. 대답은 가격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저가전략 내세운 온라인에 오프라인이 맞서는 방법은?
오프라인 업체는 온라인 업체의 강점인 ‘가격’이 아니라 자신이 경쟁력 있는 곳으로 싸움의 무대를 옮겨야 한다. 온라인 업체들이 투명한 가격과 할인을 무기 삼아 덤벼 오지만, 오프라인 매장이라고 해서 유리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지역적으로 소비자들과 밀착돼 있고, 물리적인 공간을 갖고 있다. 소비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거래를 하면서 친분을 쌓아갈 수도 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온라인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첫 번째, 오프라인만의 쌈박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마트나 롯데마트를 방문하면 매장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스타벅스나 엔제리너스를 볼 수 있다. 고객은 분위기 좋고 아늑한 소파에서 쇼핑 피로를 풀 수도 있고,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이런 경험이 업체에 대한 충성도로 연결되는 것은 물론이다.

두 번째, 얼굴을 마주하면서 끈끈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믿음을 주는 대상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는 기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믿을 만한 대상이라는 감정은 내가 미처 관심을 갖지 못하는 곳까지 상대방이 챙겨주고 있다고 느낄 때 생겨난다.

필자는 ‘브룩스 브러더즈(Brooks Brothers)’ 미국 매장에서 드레스 셔츠를 구매한 적이 있다. 적당한 사이즈를 골라 계산대에 갔더니 점원이 똑같은 사이즈의 셔츠를 몇 개 더 가져왔다. 허리 부분이 달라붙는 최신 디자인, 유행을 타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 배가 나온 사람을 위한 디자인 등 같은 사이즈라도 여러 모양이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면서 내 체형에 적합한 셔츠를 추천해줬다. 그 뒤 한동안 브룩스를 떠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사람들은 신뢰할 만한 대상에 공감을 느낀다. 기업은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고객과의 관계를 상업적 영역에서 우정의 영역으로 바꿀 수 있게 된다. 금전이 중심이 되는 관계보다 나눔과 친밀함이 중심이 되는 관계가 훨씬 안정적이고 지속적이다.

마지막으로 매장을 아무나 드나드는 곳이 아닌 ‘선택받은 사람들만의 특별한 공간’으로 차별화하는 것이다. 코스트코의 전략이 그런 사례다. 코스트코에서 쇼핑을 하기 위해서는 연간 3만5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고객은 적지 않은 연회비를 지급함으로써 매장에 입장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았다고 느낀다. 연회비가 아깝지 않을 만큼 상품을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프라인 업체가 온라인 업체들과 가격 경쟁을 벌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해 보인다. 좋은 전략이란 자신이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적과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우창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