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대 기업 90%가 마케팅으로 '이것' 하는데…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이용이 늘면서 브랜드앱을 통한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브랜드앱이란 기업이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기 위해 만든 스마트폰 앱을 말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00대 기업 중 91곳이 브랜드앱을 갖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브랜드앱 중 다운로드 횟수가 1000번 이상인 것은 20%에 불과하고, 100만번 이상 다운로드한 것은 1%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브랜드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특성과 이용자의 속성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보를 브랜드앱에 담을 필요가 있다. 미국 식품유통업체 크래프트는 7000여가지 요리의 조리법은 물론 요리 재료를 판매하는 매장 정보와 쿠폰까지 브랜드앱으로 제공한다. 이 회사는 브랜드앱을 0.99달러에 판매해 100만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재미와 감동에 중점을 두고 브랜드앱을 운영하는 기업도 있다. 아우디는 신차를 모델로 한 레이싱 게임을 통해 고객이 간접적으로 자동차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게끔 한다. 랑콤을 비롯한 화장품 회사들은 메이크업 맛보기 기능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초콜릿 회사 락타는 브랜드앱에 연동시킨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랑의 메시지’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스마트폰의 기술적 특성을 잘 활용하면 브랜드앱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카메라, 증강현실, 멀티터치 등 다양한 신기술이 집약된 매체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고객과 브랜드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고객이 자신의 방이나 거실에 가구를 가상으로 배치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위생용품 업체 차밍은 GPS(위성위치기반시스템)를 이용해 가까운 화장실의 위치와 청결도 등을 알려주는 브랜드앱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브랜드앱과 오프라인 서비스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피자헛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기 전 앱으로 음식을 주문해 놓으면 매장에서 대기시간 없이 음식을 가져가거나 먹을 수 있는 주문용 브랜드앱을 운영한다. CGV와 W호텔은 스마트폰으로 입장권 및 객실을 예약하고 각종 서비스를 주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업이 브랜드앱을 만들 때 명심해야 할 기본 전제는 강렬하고 명확한 마케팅 목표를 설정하고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휴대성은 스마트폰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고객은 많은 정보를 차분하게 살펴볼 여유가 없다. 브랜드앱에 너무 많은 정보와 기능을 담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앱의 용량이 커지면 이용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요금 부담도 높아져 심리적인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고객에게 브랜드를 각인할 수 있는 간결하고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아 전달한다면 브랜드앱은 저렴하면서도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

양수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j0419.yang@samsung.com>